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 불복 의사를 밝힌 이후 전개될 다음 사태 두 가지를 예상해 보자.

1. 이번에 궐석재판이 언론에서 처음으로 언급되었다. 형사사건에서 구속된 피의자가 어떤 경우에 궐석재판 받는지 인터넷에서 찾아 보았다. 여러가지 경우 중 박근혜의 경우는 아래 1),2) 번이 원인이 될 수 있다.

1) 피고 때문에 궐석재판을 진행하는 경우는 피고가 재판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또는 감방에 있는 피고가 재판 불출석한다는 데 피고를 강제구인하기 힘든 때 등 이다.

2) 재판부가 박근혜와 같이 심의하고 있는 다른 피고인들의 판결을 위해 같이 재판 진행해야 되는데, 박근혜가 재판에 출석할 수 없는 경우 재판 진행를 위해 박근혜는 궐석재판으로 진행하는 경우이다.

박근혜의 경우 변호인이 총 사임하였다. 그래서 국선변호인을 선임해야 한다. 국선변호인의 선임은 피고의 동의가 필요하고, 또한 사건을 맡겠다는 국선변호인의 동의도 필요한데, 지금 현실에서는 그게 몇 달이 걸릴 지 1년 넘어 걸릴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1)번의 사유보다는 2)번의 사유가 먼저 발생하여 재판부에서 궐석재판을 결정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즉, 재판부가 먼저 원해서 궐석재판을 결정하게 되는 거다.

이것의 의미는 상당히 심각하다. 1)번 사유로 궐석재판이 진행되면 궐석재판의 발생 사유가 박근혜가 더 원인이 되지만, 2)번이 사유가 되면 재판부가 더 원인이 되니, 1심재판의 신뢰성이 더욱 더 떨어져서 국제적으로 인권 탄압 문제의 원인 제공을 한다.

2. 만일 박근혜가 1심 판결이 난 뒤 2심 법원에 항소하지 않고 1심 결과가 최종 결과로 끝나는 경우를 생각해 봐야 한다. 이왕 투쟁하기로 했으니, 박근혜가 이런 선택하는 게 몇 가지 장점이 있다. 

형사소송에서 1심 무죄 판결, 또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지 않고 징역형의 실형 판결을 받았는데,  2심 항소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예를 들어 징역 10~20년 같은 중형을 선고받았는데, 피고가 2심 항소를 안하는 사태가 생기면 재판부는 완전 똥물 덮어쓰는거다. 적어도 민주화의 산물이라는 6공 생긴지 30년 동안 이런 사태를 듣거나 본 적 있는 국민은 없을 거다. 재판부 불신이란 사태가 2심재판 거부라는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하게 된다.

만일 1심 재판 선고 가까이 가서 1심 재판이 형 확정 재판이 될 거라고 감방에서 말을 흘리면 문재인 정부와 사법부는 동시에 심한 압박감을 느낄거다. 특히 1심 재판부 김세윤 부장판사는 자신의 결정이 최종심이 된다고 인지하면 그동안 박근혜를 시중 잡범 대하 듯 살인적인 일정으로 재판한 것에 부담이 더 커질거다.

문재인 정부가 원하는 것은 박근혜는 죽을 죄 지었다고 1심 징역 10~20년 형 선고해 주고, 그게 3심까지 가서 유죄 확정되어 형식상 합법적인 인민재판이 완성되는거다. 그런데 1심 판결이 어떤게 나오더라도 박근혜가 2심 항소를 안하면, 재판 결과를 본인이 승복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저항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니, 문재인 정부가 원했던 모양새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구속 연장하여 구속 상태에서 1,2,3 심 재판 2년 이상 끌고, 재판 끝난 뒤는 바로 사면할 수 없다면서 깜방에서 2년쯤 더 썩히고, 다음 대선에서 대선 당선자가 나올 때쯤 사면시키면 박근혜가 한국 정치에 복귀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촛불 정치의 완결을 하게 되는데, 박근혜가 1심으로 형 확정되면 문재인 정부는 굉장히 골치 아파진다. 

구속 상태에서 1년 안되어 형 확정되면 그 이후는 사면대상이 되는데, 박근혜를 무한정 깜방에 잡아 놓기 부담된다. 왜? 일단 박근혜 재판의 공정성이 추락하여 국내, 국제적으로 시끄러워질거다. 그리고 전두환은 1심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최종 형 확정받았는데 구속기간 포함 총 2년 감방 생활 후 사면되었다. 노태우는 1심 징역 22년6개월에서 17년으로 최종 형 확정 판결받았는데, 총 2년 1개월 감방 생활 후 사면되었다. 즉, 전두환, 노태우는 16, 17개월만에 3심 확정 판결받고 그 후 8개월만에 사면되었다.

그렇다면 1심 사형, 징역 22년6개월 받았던 전직 대통령 전두환, 노태우가 감방에 총 2년 있었는데, 박근혜를 무슨 명목으로 감방에서 2년 이상 썩힐 수 있나? 구속 연장하고 그냥 재판 계속했으면 2년안에는 재판 안끝나니 그걸 빌미로 형 확정 후 사면 시기도 그만큼 더 늦출 수 있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1심 판결후 2심 항소를 안하면 이제 이 계획은 완전 물 건너갈 것이다.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은 1심 형량이 적다고 검찰 측에서 2심 항소하는 것인데 아마 이것은 비난을 너무 많이 받아서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앞으로 1,2번 관련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이게 해결될 때까지 계속 박근혜는 이슈가 될 거다. 탄핵재판이 불공정하게 진행될 때와 구속영장이 발부되었을 때가 각각 박근혜가 항거해야 할 두 번의 기회였다. 그러나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전직 대통령이 시정 잡배처럼 취급당하고, 6개월간 주 4회 하루 10시간, 총 80회의 살인적인 재판이란 전대미문의 인권탄압으로 충분히 명분을 더 쌓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앞 날에 빛이 있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