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은 박정희 무덤에 침 뱉는 대신 박근혜에게 화풀이 하는 것이다. 박정희의 자식은 여러 모로 더욱 삼갔어야 했다. Ⅰ.

잘못 없는 사람이 왜 수 차례나 대국민 사과를 했으며, 결국 실각(失脚)하고 감옥에까지 가게 되었는가?

지금까지 이번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본인의 마지막 발언은 ‘(최순실에게) 속았다’는 것이다. 본인의 말대로라면 그 속은 게 잘못이다. 그런데 무엇을 속았다는 것인가?

재판정에서는 지금 이를 두고 다투고 있다. 박근혜도 최순실이 무엇인가 잘못한 것은 인정을 하지만 본인은 이를 몰랐다(속았다)는 것이고, 박영수 특검은 최순실과 한통속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법적 다툼의 쟁점이 되어 있다.

사실은 ‘미운 죄’다.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가 국민 밉상(갑질, 치맛바람 등. 그것이 언론의 모함이었든) 최순실과 수십 년 어울리며 끼고돌았다는 데 대해 미운 것이다. 고결해 보였던 모습이 하루 아침에 '뭐야?'로 변한 것이다. 박근혜는 최순실에게 속았다고 하지만 이러한 국민들에게는 박근혜에게 속았다는 엄청난 충격으로 각인된 것이다. 단지 ‘잘못한 게 없다. 속았다’는 변명으로는 이런 상황을 타고 넘을 수가 없다.

박근혜가 청렴결백하다는 것은 대부분 국민들이 안다. 오히려 그 점에서 국민적 반작용이 크다고 볼 수도 있다. 특검도 알고 판사도 알 것이다. 그렇지만 ‘특별한 필요(?)’에 의해 '특별한 검사'가 이러한 국민 정서를 업고 어떻게 하든 최순실과 엮으려는 것이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길은 오직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것이다. 무조건 ‘잘못이 없다’라는 주장으로 이미 외면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되돌리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가 있을까? 차라리 ‘이건 너무하다’라는 게 낫지 않을까?

Ⅱ.

지금 바깥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대한민국이 통째 흔들리고 있다. 국민들의 넋을 온통 '국정 농단'에 묶어놓고 '적폐 청산'이란 이름으로 샅샅이 뒤집고 있다. 멀쩡한 원자력 발전을 시비 걸어 1000억여 원의 손실을 입히고는 '위대한 민주주의'라고 한다. 이는 양념이다.

<제가 검찰에 불려가 조사받을 때 그런 문건(국정원 기밀과 활동 내용 등)들이 통째로 검사 책상 위에 놓여있었습니다. 제가 '이런 문건이 어떻게 여기에 있을 수 있느냐'라고 하니까, 담당 검사도 공감했습니다.> 오늘 자 조선일보의 [최보식이 만난 사람]에서 본 유성옥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이 구속되기 전에 털어놓았다는 얘기다.

여기서 대한민국이 지금 어떤 위기에 처해 있는지를 그 일단을 엿볼 수가 있다.

우선 국가 기밀이 이젠 기밀이 아니게 되었다. 민간인, 그것도 좌익에 경도된 듯한 자가 '위원장' 완장을 차고 국정원 메인 서버를 뒤질 수 있을 정도면, 그리고 거기서 나온 자료가 직원들을 잡아 넣는 고발의 증거물로서 검사 책상에 올라 있을 정도면 이는 이미 기밀이 아니다. 어떤 경로가 됐든 김정은 책상 위에 올라 있을 수도 있다. 국정원이 과거 나라를 지키는 눈이 되어주었다면 지금은 적의 눈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국가 정보기관은 적대국 외에는 세계 어느 나라와도 상호 필요한 만큼의 정보 교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동맹국과는 실시간 정보가 교류되어야 적의 침략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이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 이런 한국의 정보기관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이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검사도 인지하고 있지만 결국 그런 자료를 바탕으로 前 국정원 직원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하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의가 어디에 있는가?

분위기가 이러하면 국가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공무원은 남아나질 못한다. 모두가 뒷날을 염려하여 책상에 머리 숙이고 앉아 눈치만 보게 될 것이다. 늘어나는 것은 눈치요 성실하고 싶어도 어떻게 성실할 수가 있겠는가!

서로 믿지도 못한다. 이런 환경에서 성실한 자는 고발에 탁원한 능력을 지닌 자들이다. 언제 누구에 의해 뒤통수를 맞을지 알 수가 없다. 삼청교육대 갔다 와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는 많지만 '적폐'로 몰리면 그것으로 끝장이다. 이제 상관이 아랫사람으로부터 '동무'로 불리는 날이 곧 올지도 모를 상황이 되고 말았다.

누가 이런 세상을 만들어놨을까? 이는 누구의 죄인가? 문재인의 죄? 그런가?

나는 박정희를 세종과 이순신을 합친 위인으로 본다. 사람들은 대개 세종이나 이순신을 이야기할 때 功(공)을 들지 過(과)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박정희를 얘기할 때는 꼭 過를 붙인다. 過만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항상 노리는 자들이 있었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박정희의 過'가 박근혜의 죄 아닌 죄로 추가된 것이다. 저들은 박정희 무덤에 침 뱉는 대신 박근혜에게 화풀이 하는 것이다.

박정희의 자식은 여러 모로 더욱 삼갔어야 했다. 많은 국민들이 박정희를 존경했지만 정작 박근혜는 아버지를 그리 존경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부질없는 일이지만 사석에서 만나는 기회가 생긴다면 아버지보다 나을 자신이 있었는지 한번 묻고 싶다.

[정치인의 가장 큰 功은 정권을 잡고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이고, 가장 큰 過(罪)는 정권을 빼앗겨 국민들을 도탄에 빠뜨리는 것이다. 이러한 내 논평에 대한 상스런 댓글과 이지매로 이 난국이 해결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