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명쾌하지 못한 결과를 내놓으면 이는 민주주의의 승리가 아니라 반역으로 기록될 것이다.
지난해 12월 8일, JTBC '뉴스룸'에서는 '최순실의 태블릿 PC' 입수 과정을 공개했다. JTBC의 심수미 기자 등 특별취재팀은 (최순실이 설립했다가 폐업한)'더블루K' 사무실에서 버려져 있던 최순실의 태블릿 PC를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태블릿 PC에 전원을 켜자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 최순실의 국정농단 자료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200여 개의 문건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최근 윤석열 중앙지검장의 국정감사 답변을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이 중 150여 개는 전원을 켜자 자동 생성된 문건들이다. 처음으로 생성된 문건이 전체의 4분지 3이나 된다. 이는 이 태블릿 PC를 누가 잠시 사용한 적은 있으나 오랫동안 내버려뒀던 것으로 추측할 수가 있다. 최순실의 것이 맞다고 해도 이 150여 개의 문건은 최순실이 보지도 못한 내용들이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날 JTBC는 "(최근 고영태가 이성한 전 K스포츠 사무총장을 식사자리에서 만나) 최순실 태블릿 PC를 끼고 다니면서 대통령의 연설문을 읽고 수정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하루 전인 7일 국회 청문회에서 고영태는 “최순실이 컴퓨터를 하는 건 봤는데 태블릿 PC를 쓰는 것은 못 봤고, 제 생각에 최 씨는 태블릿 PC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JTBC의 주장이 맞다고 해도 고영태는 최순실의 태블릿 PC 사용 여부에 대해 자리에 따라 이처럼 상반되는 주장을 함으로 어느 쪽도 진실성이 없어진 상태다. 이미 언론을 통해 소개된 그의 전과를 여기서 다시 확인할 필요도 없이 이처럼 고영태는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이러한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의 증언과 신뢰할 수 없는 증거물(태블릿 PC)을 근거로 JTBC는 이리저리 짜깁기하여 사실상 추측성(혹은 의도된 모함) 방송을 했다. 이에 국민들은 이성을 잃고 최순실과 대통령을 향해 분노했으며, 대부분 언론들이 덩달아 온갖 추측성 기사를 쏟아내면서 국민들 분노의 불길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를 근거로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는 탄핵을 하고, 검찰은 뇌물죄까지 씌워 감옥에 넣었다.

지금은 이를 꿰어 맞추기 위해 이미 10만 쪽이 넘는 기록의 재판을 벌이고 있다. 뇌물죄 입증에 무슨 기록이 이렇게 많아야 하는지도 의아하고,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평상심을 찾은 지금까지도 언론과 국가 기관들이 무엇인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지을 수 없다. 만약 명쾌하지 못한 결과를 내놓으면 이는 민주주의의 승리가 아니라 반역으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