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나부랭이가 軍의 책임자를 이렇게 업수이 여겨도 되는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나라 망할 징조다. 말 많은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최근 일본 교토대 특강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정부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송 장관과 당신 중 누가 옳은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당연히 나다. 내가 정부의 입장을 말하고 있다'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통령 안보특보라는 직함도 갖고 있다. 아마 빈 말은 아닐 것이다.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내놓을 때는 무엇인가는 근거가 있을 것이다.

주의를 끄는 것은 국방부 장관이 국방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교수 나부랭이가 軍의 책임자를 이렇게 업수이 여겨도 되는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나라 망할 징조다.

문 교수와 송 장관의 충돌은 지난 9월 송 장관이 국회 답변을 통해 '(참수작전의) 개념을 정립 중인데 올해 12월 1일부로 부대를 창설해서 전력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자 문 교수가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잘못됐다.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직설적인 비판을 하면서 공개되었다.

두 사람은 이미 이전부터 어떤 알력이 있었던 듯 이 문제를 국회 국방위에서 한 의원이 묻자 송 장관은 문 교수에 대해 '안보특보라든가 정책특보 같지가 않아서 개탄스럽다'고까지 했다. 이에 청와대가 송 장관에게 '엄중 주의' 조치로 공개적인 경고를 내리고, 이후 송 장관의 태도가 보다 신중해짐과 아울러 무엇인가 못마땅한 듯 불만에 찬 표정을 보이고 있다. 말 못 할 고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송 장관은 지난 3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조업 중 북한 당국에 나포됐다가 귀환한 ‘391흥진호’의 납북 사실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밝혔다. 한국인과 베트남인 등 선원 10명이 탄 이 어선은 지난 16일 울릉도 저동항에서 출항한 뒤 20일 연락이 끊긴 후 일주일 만인 27일에야 돌아왔다. 그동안 북한에 나포 억류되었다가 풀려난 것이다. 해경은 실종 당시 북한에 나포되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軍과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방부 장관이 모르고 있었다면 이상한 일이다. 소통을 강조하는 이 정부의 어디에서 문제가 생긴 것일까? 일각에선 軍이 북한에 유화적인 청와대의 눈치를 보느라 모호한 처신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어째튼 국방부 장관을 허수아비로 여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당사자인 송 장관의 답변 태도에서도 자신이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 송 장관의 태도를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 '대통령을 모시고 이 엄중한 국방 상황을 끌고 나가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는 한 마디가 튀어나올 법한 상황이다. 말살당하고 있는 보수우익의 재생의 끈을 어디선가 찾고 싶은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