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南北對決史 /대륙의 역사를 거울삼아 南北현실에 대처해야 지난 냉전시절 동안에 한국과 중국은 교류가 단절되어 있었다. 그런 중에도 한국인은 대륙을 잊지 않고 중국대륙의 역사를 동양사의 주류로서 국사에 못지않게 배워서 알고 있다. 이에 미루어 현재 동북아의 대립 構圖는 단지 냉전시대의 일시적인 産物이 아니라 수천년 살아온 우리의 業報와 責任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業이 많이 쌓여 있다는 것은 갈등이 많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도상에서 보면 한국과 중국은 대강 남북을 잇는 세로줄로 구분되어 있다. 세계 여느 지역의 역사를 보아도 인접국끼리는 전쟁의 역사들이 주된 줄기를 이룬다. 그런데 한국과 중국의 역사에서 두 나라가 총력으로 서로를 공격했다는 역사는 그리 발견되지 않는다. 역대 한국 정권은 중국에 漢族 정권이 들어서면 우호적인 관계가 되었고 기타 유목민 정권이 들어설 때에는 일시적인 전쟁은 있었지만 단순히 역부족으로 항복했던 것이었다.

<東北亞는 세로 대립보다 가로 대립에 훨씬 많은 갈등과 業 쌓여>

그런데 관점을 달리하여 지도를 동서의 가로줄로 나누면…즉 국가의 구분에 상관없이 남북으로 나누면 역사상의 갈등은 훨씬 크고 복잡해진다. 특히 한반도에서는 현재진행형이다.
고대 중원의 문명민족은 북방의 거친 벌판에서 싸움에 단련되어 있는 북방 유목민족의 침입과 약탈을 막기 위해 고심했다. 진시황 때 만리장성이 세워졌지만 漢시대에도 흉노 등 북방의 민족들은 중원의 풍요한 물자를 얻고자 남쪽으로 찾아들었다.
남북조 시대에 이르러 선비족(鮮卑族) 등 북방인의 南向은 절정에 달했다. 이 時期의 역사서를 보면 그 이전의 春秋列國志 楚漢志 三國志 등에서 보는 지적유희(知的遊戲)가 나오지 않는다. 그저 누가 政敵을 先手쳐서 죽이느냐 하는 살육전만 나열될 뿐이다. 서양중세의 게르만민족 이동에 따른 문화파괴주의 현상처럼 東亞 또한 문명수준은 수세기 전보다 후퇴하는 시기였다. 이것을 영성적(靈性的)으로 해설하면 중세에 이르러 지구상에 윤생(輪生)경험이 적은 새로운 영혼들이 대거 流入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련이 적은 영혼들은 비교적 단순하고 생존 그 자체를 至上의 목표로 삼는다.
남북조를 통일한 북방세력인 수(隋)나라를 이어 漢族과 유목민의 합작정권으로 唐이 세워졌다. 이후 宋은 더욱 풍요한 사회를 이룩했지만 北의 요(遼)나라 金나라의 착취에 시달리다 마침내는 북방몽고의 元나라에 대륙의 경영권을 넘겨줬다.

<대륙에서 정치의 중심 점차 북경 쪽으로 굳어져>

元나라 이후의 明에서는 처음에는 수도를 南京으로 했으나 이윽고 北京을 수비하던 왕족이 국권을 잡았고 다시 元나라 때와 같이 북경을 수도로 하였다. 이것은 국권을 잡은 민족이 어떠하든 간에 북방이 정치의 중심지로 굳어지는 의미가 되었다. 이후에 북방민족의 왕조인 淸은 당연히 북경을 계속 수도로 삼았고 중화민국의 국공내전에서는 남경을 수도로 했던 국민당이 (훗날) 북경을 수도로 한 공산당에 패하여서 다시 북경이 중국의 정치중심지임을 재확인했다. 중국 공산당 정부는 투쟁방식으로 보아도 그렇고 문화혁명으로 漢族문화를 파괴한 것으로도 그렇고 유목민 정권의 법통을 잇는다고 보아야 자연스럽다.
한반도에서는 고려시대 여진족의 국경교란이 있었으나 대체로 한자문명권의 국가로 법통이 이어왔다. 그러나 현재의 남북분단과 北으로부터의 위협은 역사시대 동안 중국대륙에서 있었던 남북대립상황을 이어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 대륙처럼 北에 의한 南 지배 꿈꾸는 북한>

이렇게 대륙과 한반도의 역사에서 남북의 관계는 공통점이 있으며 그 갈등의 깊이는 국가들 간의 관계보다 심한 것이었다. 중국역사에서 평화가 온 뒤에는 물자를 얻어야 할 입장의 북의 세력이 우위에 있었다. 북방세력이 통일왕조를 차지하거나 金과 南宋처럼 兄弟의 나라의 관계를 맺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도 이른바 남북 화해무드에서는 한국의 대통령이 二代에 걸쳐 일방적으로 두 번 연속 北을 찾아가 北의 지도자와 면담한 사례가 있었다. 북한이 바라는 것은 평양이 중국의 북경처럼 정치의 중심지가 되고 서울이 중국의 상해처럼 경제의 중심지가 되어서 북한이 한반도국가의 정치와 외교를 맡고 남한이 경제와 복지를 맡는 식으로 통일을 이루자는 것이다.

<좌파세력, 오랑캐와 대립하던 우리 민족을 오랑캐로 일체화>

이미 한국에서 6·25전쟁 때에는 ‘오랑캐를 무찌르자’는 구호로 남북대립의 원초적 접근을 했으나 이후 좌파의 영향을 받은 역사학계는 점점 우리 스스로가 중국 변방의 오랑캐민족이라는 식으로 인식을 변화시켰다. 그러나 과거 조선시대 동아시아의 문화지도는 세로구분의 국가와는 별도로 中華를 표방하는 先進文明 사회와 유목민의 後進文明 사회로 가로구분이 되어 있었으므로 우리의 선조들이 중화를 자처하며 오랑캐 사회를 낮추어 보았던 것은 전혀 흠이 되지 않는 것으로서 근대에 민족개념이 생겨난 후 중국만이 중화문명의 국가라는 잣대를 사용하여 평가될 일이 아니다. 좌파의 원류인 非한자문화권 북방인의 후예집단이 한국인 모두를 단지 중국인이 아니라는 것을 구실삼아 非중화문명권 오랑캐민족으로 뭉뚱그려 취급하려 했던 것은 한반도 국가의 지나온 역사를 否定하고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을 폄하하려는 실로 可恐할 음모가 숨어있는 것이었다.

<대륙의 역사를 거울삼아 南北현실에 대처해야>

지금에 이르러 좌파의 집요한 사상전쟁으로 좌우이념이나 自由主義 對 共産主義의 대립구도가 實況呼訴力을 잃는 실정에서 한반도의 남북대립의 본질을 대륙의 역사를 거울삼아 살펴보는 것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