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는 큰 과오가 있지만 지금은 과오만 따지고 있을 계제가 아닌 듯하다. 대한민국 공산화를 막는데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김무성 등 탄핵 정국 소용돌이 속에 새누리당(현 한국당)에서 갈라져 딴살림을 차렸던 바른 정당 의원 중 9명이 한국당으로 돌아왔다. 잘못을 인정했으면 그냥 고개 숙이고 돌아오면 될 일이지 끝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구원(舊怨)을 앞세워 출당 요구라는 새로운 분란을 일으킨 것은 영 마뜩잖다.

김무성은 새누리당 대표를 맡고 크게 두 번의 과오를 저질렀다. 그 첫 번째가 지난 총선 때 공천 파동을 일으킨 것이다. 후보 추천권에 당 대표 날인을 거부하고 인장을 들고 지역구 부산으로 내려가 공천 잡음을 표면화시킴으로써 유승민의 반란과 함께 총선 실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두 번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가담한 사실이다. 대통령이 설사 실수가 있었더라도 탄핵만은 막고 시간을 벌었어야 하는데 당이 세운 정권을 스스로 허물어뜨려 회복할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말았으니 사실상 반역이었다.

정치인은 선거에 실패하면 전쟁에서 패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패장은 목이 달아나든 살아서 돌아오더라도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하물며 반역을 하였다면 목을 내놓는 길밖에 없다. 전쟁터가 아닌 정치에서는 스스로 정계를 떠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본다.

돌이켜 보면 김무성은 사실 박근혜에게 괄시를 좀 심하게 받았다. 당 대표였으나 박 대통령은 국정 파트너로 대접해주기를 꺼리는 눈치가 역력했다. 그럼에도 김 전 대표는 좀 불편한 기색을 보인 적은 있으나 크게 반발하지 않고 순응했다. 박 대통령의 점지를 기다리는 듯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차가웠다. 끝내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는 총선 실패와 박 대통령 탄핵으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보수우익 진영의 비난과 질책에 대해 별다른 변명을 하지 않고 있다. 그저 묵묵히 잘못을 시인하고 기회 있을 때는 빌었다. 그리고 문재인 정권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보수우익이 뭉쳐야 한다며 사나이 체면을 다 구기고 한국당으로 복귀했다.

새누리당이 건재하고 김무성이 대표였을 때 한 친구가 보낸 문자메시지가 생각난다. '김무성이 어때?'라고 물어왔다. 나는 '글쎄 사람은 괜찮아 보이는데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니…'라고 답을 하고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김 전 대표가 상장군 정도는 몰라도 대장군 감은 못 되는 것 같다. 스스로도 알고 있는 듯 큰 욕심을 부리지도 않는 것 같다.

대한민국 수호 세력은 지금 지리멸렬되어 장수 한 명은 물론 군졸 한 명도 아쉬운 판이다. 내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그에게는 큰 과오가 있지만 지금은 과오만 따지고 있을 계제가 아닌 듯하다. 기왕지사 복귀를 선택했으니 홍준표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의 현 체제에 힘을 보태어 하루라도 빨리 안정을 찾고 대한민국 공산화를 막는데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지금으로서는 이를 막기만 해도 성공이다. 기회는 엉뚱한 일로 또 오게 될 것이다.

외국의 경우는 잘 모르겠으나 한국 정치란 그런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비정상임을 깨달아야 세상이 바로 보일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같은 이상한 정치인은 백 년 내 이 땅에 다시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차제에 바른 정당에서는 유승민과 이혜훈. 하태경만 남기고 모두 한국당으로 합류하고 한국당에서는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등은 집으로 가길 바란다. 억울한 것은 가족들에게 하소연하고 정치적 책임은 져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