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경을 북한에 밀입북시켜 김일성 품에 안기게 했다.(관련 사진 제시) 이때의 결정과 행동을 지금도 잘한 것으로 생각하느냐?' '그게 질의냐?'

어제(6일) 청와대를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사파 논쟁’이 벌어졌다. 전희경 자유 한국당 의원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해 '청와대 내부는 심각하다. 주사파(주체사상파),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 장악했다'는 질타에 임 실장은 '인생을 걸고 삶을 걸고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는데 모욕을 느낀다'며 '그게 질의냐?'라고 되받아 쳤다.

전 의원이 짚은 것은 좋았으나 방법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우익 일부에서는 속이 시원하다고 느낄지 모르겠으나 나는 저들의 정체를 벗길 좋은 기회였는데 전술적 실패였다고 본다. 식상한 '색갈론'으로 비쳤을 수도 있다. 저들은 오히려 더욱 뻔뻔스럽고 기고만장해진 듯하다. 물론 그로 인해 오만을 떨다가 자충수로 자빠진다면 의외의 수확이겠지만.

전 의원은 이렇게 물었어야 했다.

'임 실장은 대학 시절 전대협 의장을 지내며 법을 어기고 임수경을 북한에 밀입북시켜 김일성 품에 안기게 했다.(관련 사진 제시) 이때의 결정과 행동을 지금도 잘 한 것으로 생각하느냐?'

'임 실장은 과거 주사파로 분류되어 법규를 어겨가며 북한 김일성 사상을 연구하고 실천하고 전파하는 일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전향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렇다면 아직도 이 사상에는 변함이 없는 것인가?'

'임 실장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국내 방송들을 상대로 북한 방송 영상을 사용하는 저작권료를 받아 북한에 보내려는 일을 해 왔다. 지금도 동료들이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마지막으로 묻겠다. 이런 일련의 북한에 경도된 사상과 당신들이 말하는 '민주화 운동'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가?

물론 한 번에 일방적 나열식의 주장으로는 안 되고 중간중간에 관련 증거들을 들이대며 사안별 포인트를 짚어 집요하게 파고들었어야 했다. 답변을 피해가며 되받아 칠 빌미를 주지 말고 답변을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집요하게 따졌어야 했다. 그렇게 했을 때 주사파의 진면목과 주사파의 중요한 인물이었던 임 실장의 정체를 제대로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일방적 주장으로 그치게 된 데 크게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