敵은 국내 여론戰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 심리戰 요원들은 댓글을 작성하고 올리기 전에 일일이 검찰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가? 국방부를 이렇게 짓이겨도 되나?
오늘 아침 10시경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댓글 공작'으로 뉴스 검색을 하니 다음과 같은 제목들이 쏟아져 나왔다.

《'댓글 공작' 김관진, 구속됐다 풀려났다 / '사이버사 댓글 공작'..김관진 개입 가리킨 증거·증언들 / '軍 댓글 공작 의혹' 김관진 석방 / '軍 댓글 공작' 김관진, 11일 만에 석방법원 / '軍 댓글공작' 김관진 전격 석방…檢 "납득 어렵다"(무작위 순서대로)》

이 '댓글 공작'의 정식 명칭은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심리戰'이다. 물론 '댓글 공작'이란 말이 틀린 용어는 아니다. 그런데 일반 국민들이 접하기에 '댓글 공작'이라 하면 적과의 '심리戰'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軍의 국내 정치개입으로 여기게 된 게 문제다. 국정원 댓글도 마찬가지다. 언론들이 보도에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군 사이버사령부는 노무현 정권에서 처음 만들었다. ‘국방개혁 2020’에서 국내 기관에 대한 각종 해킹과 중요자료의 유출 및 적대국가(특히 북한)에서 들어오는 디도스 공격 등에 대한 전문 대책을 세우기 위해 설립됐다. 이후 심리전단 조직 확대에 따른 중요한 활동이 인터넷 댓글, 즉 심리戰이다. 그래서 '댓글 공작'이라는 용어가 틀린 것은 아니나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정식 명칭인 '심리戰' 또는 '사이버戰'으로 보도해야 옳다.

이 심리戰에서 지금 검찰이 문제 삼는 김관진 장관 재임 시의 댓글들은 총 15만 개 중 8862개라고 한다(월간조선 참조). 여기서 몇 가지 문제를 지적한다. 우선 김 전 장관 재임시 댓글만 뽑았다는 것이고, 수많은 댓글 중에 섞인 극히 일부 댓글, 그것도 의심스럽다는 것이지 명백한 정치개입이라 할 수도 없는 댓글들을 문제삼았다는 것이다. 또한 이 댓글들이 과연 軍의 조직적 정치개입으로 볼 수 있는가와 정치적 여론 형성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가 하는 것이다.

북한의 대남 사이버 공작에 대한 전문가인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한 세미나에서 '국내 여론을 교란할 목적으로 (북한의) 대남 사이버 심리전을 담당하는 사이버 공작 요원은 약 20개 조직에서 활동하며 총 68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문화일보 참조).

앞으로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심리전도 엄연한 전쟁이다. 그런데 검찰의 눈치 봐가면서 전쟁해야 하나? 국방부를 이렇게 짓이겨도 되나?

[예를 들어보자 사이버상에 '위원장(김정은 지칭)에 대해 예를 갖춰야지'라는 글이 나타났다. (이 글을 올린 자는 적의 공작 요원일 수도 있고 우리 국회의원일 수도 있다) 우리 심리전 요원이 '지랄하네!'라고 대응했다. 이는 정치 개입인가 아닌가? 적과 아군을 구별하기 어려우니 이 또한 심각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