섞어찌개 법을 만들어놓고 범여권이 다수석을 점한 상임위 한 군데서 섞어찌개법 전체를 통과시키는 탄핵 때와 똑같은 꼼수를 썼다. 세월호 참사법이란 게 국회에서 통과되었는데 실로 어이없는 악법이다. 이미 2014년에 검찰 수사까지 다 해서 이준석 선장 비롯해 책임자들이 줄줄이 기소되고 형 확정된 사건을 갖다가 별도로 특별법에 의거 특조위까지 만들어 조사를 했고 선체도 인양을 했는데 그걸 갖다 2기 특조위를 만들어 또 조사를 하고 청문회를 열고 특검수사를 의뢰한댄다.

청문회 열어서 누굴 조사하겠다는 건가. 특검 만들어 윤석열 검찰에서 파견된 검사들과 함께 또 박근혜 정부 때 사람들 잡아다 족칠 건가. 정치보복 정권이니 능히 그럴 만도 하다. 그리고 법이 통과된 과정도 아주 잘못되었다. 섞어찌개 법을 만들어놓고 범여권이 다수석을 점한 상임위 한 군데서 섞어찌개법 전체를 통과시키는 탄핵 때와 똑같은 꼼수를 썼다. 세월호 사건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다른 사건이므로 법도 두 개를 따로 만들어 처리해야 되는데 자칭 세월호 변호사라는 박주민 국회의원 이 사람이 ‘사회적 참사법’이란 이름으로 두 사건을 뭉뚱그려 한데 합치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소관 상임위에 해당하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이 법을 패스트 트랙 처리했다.

환노위는 다루는 분야의 특성상 좌파 국회의원들에게 인기가 있고 우파 의원들에게는 인기가 없어 민주,국민,정의 범좌파 3당이 5분의 3 의석을 차지하는 상임위다. 설령 가습기 살균제가 환노위의 소관 사건에 속한다 해도 그 사건은 산업위 소관에 속하기도 하고 세월호는 농해수위와 행안위 소관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니 사참법이란 법 전체를 국회선진화법상 패스트 트랙에 올리려면 연관되는 상임위 모두에서 5분의 3 이상 동의나 국회 전체 재적의원의 5분의 3인 180명 이상 찬성을 모아야 하는 것이고 환노위에서만 신속처리안건 지정이 되었다면 환노위의 소관사항이 되는 법조문만 떼어놓은 수정안이 패스트트랙 안건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어려웠다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합의를 받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했어야 했다.

국회법을 이렇게 운영해도 되는 것인가. 게다가 그렇게 상임위에서 신속처리 안건 지정이 되고 법사위를 건너뛴 사참법이 국회 본회의 의결 직전에 여야 원내대표 합의로 변경되어 수정안이 통과된 것도 어이없는 일이다. 수정을 했다면 그 수정안은 도로 상임위와 법사위로 돌려보내 재의결을 거쳐야 옳다. 이것도 탄핵 때 강일원 헌재 주심과 소추위원단측이 국회 재의결 절차를 밟지 않고 소추안을 임의 변경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원칙에 맞지 않는 꼼수가 난무한다. 과거 좌파들이 우파들보고 꼼수부린다고 비아냥거렸는데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자면 좌파들이 꼼수가 훨씬 심하고 간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