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뚜껑을 열어본 현실은 상상 이상의 것(일본 정보의 유효성)이었고,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정황이다.
27일 일부 언론이 <한·일 군사정보협정 연장 반대했던 문 대통령 돌아선 까닭>
이라는 기사에서, 이런 내용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월 24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1년 연장 결정과 관련해 양국
정보교환 현황에 대한 전수(全數)조사를 지시했다고 26일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에, 우리 軍이 전수조사 결과를 보고했고 이를 토대로 협정
파기통보를 하지 않아 협정은 연장되었다.

-당시 전수조사를 진행한 軍 당국은 '일본과의 핫라인을 통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
일의 종류와 제원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그 외에 조총련계 등을 활
용한 휴민트들은 미국채널이나 우리와는 다른 시각이어서 도움된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하기 위해 개발 중인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개발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정보당국의 판단은 그간 일본이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경우가 많다고 정보 당국자는 설명했다.

-협정 연장 이후인 8월 29일 북한은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으로 중거리탄
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했는데, 이때도 한국과 일본은 비행정보를 공유
했다. 당시 이 미사일은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한 뒤 목표 수역에 탄착하지 못했다.
일본은 정찰위성 4기와 이지스 구축함 6척 등의 감시·탐지 자산을 통해 화성-12형을
추적했다. 이와 관련, 정보 당국자는 '한국은 일본에 비해 감시·탐지 자산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본의 북한 탄도미사일 정보는 아주 우수하고 유용하다'고 말했다.

-군사전문가는 '감시 자산의 경우 미국이 전체 숫자는 더 많지만, 일본은 한반도와
중국에 초점을 맞춰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더 유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권이, 양국간 정보보호 내역에 대한 전수조사까지 하게 된 배경에는 모종
의 '명분(협정 파기 위한 구실) 얻어내기'가 자리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전수조사 결과가, 문재인 정권이 막연하게 예상했던 수준('미군 제공 정보와 큰 차
이 없는 상황' 등)으로 나왔다면, 아마도 문재인 정권은 일본측에 협정파기를 통보
했을 가능성을 배제 못한다. 성격상 그러고도 남았을 것이다. 더구나 문재인 정권
사람들은 집권 이전부터 그토록 협정의 파기를 강조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본 현실은 상상 이상의 것(일본 정보의 유효성)이었고,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
을 수 없게 된 정황이다.

그런데, 앞으로가 문제다. 문재인 정권이 '빚을 진' 여러 단체들이 또 아우성('협정
파기하라')을 치면 내년에 또 전수조사를 실시해, 만약 일본으로부터 제공된 정보
가치가 상대적으로 이전보다 못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구실로 일본측에 협정파기를
통보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 못한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국익을 전혀 생각하지 못
하는 것이다. 만약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이는 감탄고토의 전형이 된다. 한국은, 작
은 이익에 따라 삼키거나 내뱉기를 반복하는 협량한 국가가 되는 셈이다. 이런 협량
한 국가를 좋아할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동맹인 미국이 좋아할 것인가? 우방인 일
본이 좋아할 것인가?

아마추어는 눈 앞에 당장 보이는 작은 이익에 따라 변덕스럽게 처신한다. 문재인 정
권이 갈수록, 中國과 美國(美日) 사이에서 보여주는 불안한 모습은 좋은 例다. 이같
은 아마추어 정권이 운전대를 잡은 한국은 미래가 몹시 불안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