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시진핑, 그리고 트럼프의 눈치만 살피면서 불안에 떨어야 하는 한국인들 처지가 이래저래 고단하고 딱할 뿐이다. 북한이 미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ICBM 의 실험 발사가 성공했음을 발표했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이를 인정하였다. 미국이 더 이상 참고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스스로 설정한 레드 라인을 드디어 침범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 마지노 선을 넘으면 대북 군사 작전을 결행하겠다고 여러 차례 걸쳐 그간 공언해 왔다. 트럼프가 자기 말에 책임을 지고 실언이 되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면 2017년 올해를 넘기기 전에 대북 군사작전을 결행해야만 한다.

북한이 ICBM 실험 발사를 하자 트럼프는 문재인 대통령과는 두 차례나, 그리고 시진핑 주석과도 통화를 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김정은에 대해서도 로켓맨이라는 별명 외에 이번에는 '병든 강아지'란 또다른 별명을 선사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북한으로 가는 송유관을 잠그도록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북한에 대한 무력 응징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었다.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작전을 못 하도록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무력 응징을 막고 나왔다. 문 대통령의 취지는, 미국이 대북 군사작전을 펼치면 북한의 반격으로 우리도 피해를 입기 때문에 이를 막아보자는 취지이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 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대변인 역할을 충직하게 수행하는 모습이 눈물겹도록 가상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이 북폭을 막는 한, 미국이 대북 군사작전을 펼치지 못할 것이라는 그릇된 신호로 북한이나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미국은 아직도 군사작전을 펼치지 않고도 북한의 핵 및 ICBM 의 포기를 관철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거나, 그게 아니라면 아직까지는 군사작전을 당장 펼쳐야 할 정도로 긴박한 상황에 이르지 않았다고 여유를 부리는 것인지도 므론다. 이번에 ICBM 발사에 성공했지만 실전에 배치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고 이를 보완하기까지는 최소한 몇 개월 정도의 여유는 있다고 보는지도 모르겠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미국이 40일 이내, 2017년 말 이전에 대북 군사작전을 펼치게 되지 않을까 했던 예상은 접어야 할 것 같다.

대북 군사작전을 펼치기 전에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북한을 굴복시키기 위한 비군사적인 옵션들이 다음과 같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1. 지난 번 제재 대상에서 제외했던 김정은 당사자에 국제 금융 거래 금지 및 해외 여행 금지 제재
2. 북한 해안선 봉쇄로 북한 국적 선박의 해외 입출항 통제 차단 및 검문 검색
3. 북한에 대한 유엔 회원 권한 제한
4, 북한의 유엔 회원 자격 박탈, 유엔에서 축출
5. 북한의 재외 공관에 나가있는 공관원들 중 잠재적 문제 소지자(마약 밀매, 위조 달러 및 담배 유통, 밀수에 개입) 일괄 추방
6.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전 세계 회원국가들이 북한과의 외교 관계 단절 및 대사관 폐쇄
7. 김정은에 대하여 테러 공범으로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8. 중국에 의한 대북 송유관 폐쇄 관철
9. 기타 등등

열거한 제재들을 순차적으로 적용하여 북한을 압박하더라도 북한이 쉽사리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을 텐데도 미국은 아직도 일말의 가능성을 믿고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속한 시일 내에 대북 군사작전을 명령하지 못하는 이유는, 미국 내에서조차 이 문제에 대하여 여론이 엇갈려서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는데다가 중국, 러시아는 물론이고 심지어 북한 핵무기의 제 1차 피해 당사자가 될 한국까지도 강하게 반대를 표명하는데다가 범 세계적 축제인 평창 동계 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미국이 이를 망치거나 무산시켰다는 비난을 받는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에 당분간은 비군사적 해결책에 치중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북한의 핵 무장력과 ICBM 능력이 완벽한 성숙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지금 군사작전을 펼치는 것이, 미국 자신이나 대한민국을 비롯한 우방이, 운이 좋으면 인명 및 경제적 피해를 모면하거나, 피해가 날 경우에도 최소화할 수 있고 늦추면 늦출수록 그에 비례하여 피해 규모가 커지게 됨은 자명한 일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당장 자신의 재임 중에만 무사히 지나면 된다는 심사로 대북 군사작전은 아니된다고 미국에 공공연히 어깃장을 놓고 있다. 북한의 ICBM 재진입 기술과 종말 단계 유도기술이 완전 성공한 것이 아니라든지, 핵탄두를 소형화에 성공했는지 불확실하다고 언급하면서 군사작전을 반대했는데, 미국에서나 내릴 수 있을 법한 이런 평가를, 문 대통령이 어디서 얻은 정보인지, 과연 신빙성과 근거가 있는 것인지,아니면 자기 합리화를 위한 단순한 추측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려고 한 것인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믿음이 가지 않는 부분이 없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과 최근 두 차례에 걸쳐서, 두 번째 전화는 한 시간이 넘게 통화를 했다는데 통화 내용이라고 국민들에게 알린 내용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는데, 국민들은 문 대통령이 통화 내용 중에서 국민들의 안위와 직결되는 중요한 논의나 미국 측으로부터 언급이 있었음에도 국민들에게 알려질 경우 가뜩이나 북한을 감싸고 도는 것으로 비쳐지는 자신들 집권층에게 난처해지거나 불리한 일부 내용은 의도적으로 발표에서 제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대북 군사작전 시기를 놓쳐서 영영 기회가 오지 않고 우리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말에 이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40일 이내 대북 군사작전은 물 건너 갔고 군사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시기는 평창 동계 올림픽이 끝난 4월 말을 마지노 선으로 늦춰야 할 것 같다.

아니면 북한에 대한 비군사적 제재의 모든 옵션들을 전부 쓴 후에 북한을 식물인간으로 연명하도록 만들어 놓고서는, 북한의 핵무기를 견제하기 위하여 주한 미군 기지에 평양과 북경을 겨냥할 수 있는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는 대안도 어느 정도 현실성있게 대두될 것 같다. 또한 ICBM과 주한 미군 철수를 맞바꾸는 평화협정의 체결도 그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최악의 경우 미국이 자신들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한편으로는 은혜를 모르고 미국에 도전하는 국가는 과감하게 내팽개친다는 교훈으로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는 법은 없다.

어차피 피를 흘리는 무력으로 북핵 문제가 풀릴 문제라면 하루라도 빨리 결행하는 것이 낫다. 늦추면 늦을수록 군사작전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고 위험성만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엄중한 시기에 북한 핵 및 미사일 문제를 비군사적/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트럼프와 강경 대응 방침과는 코드가 맞지 않는 유약해 보이는 미국 국무장관 틸러슨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군사적 해결 의지를 강력하게 뒷받침해줄 새로운 인물로 전격 교체한다면 무력에 의한 대북 군사작전은 교체 후 얼마 가지 않아서 결행될 조짐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과 시진핑, 그리고 트럼프의 눈치만 살피면서 불안에 떨어야 하는 한국인들 처지가 이래저래 고단하고 딱할 뿐이다.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