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인 오늘 정오頃,서울 영등포의 전철 1호선 신길역 정류장에서 있었던 일. 모든 젊은이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惡鬼 같은 젊은이가 가끔 눈에 띈다.
오늘 목격한 한 젊은이 역시 악귀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만큼 아주 버릇
없고 몹시도 거칠었다.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가는데, 옆에 앉았던 60대 남성이 정류장이 가까
워지자 내리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발을 아래로 내딛었다(버스 맨 뒷
자리는 위치가 높다). 거기서부터 사건이 시작되었다.

"이런, 발 좀 치우지."(60대 남성)

버스 맨 뒷자리(4~5인 좌석)의 한 칸 앞자리(2인 좌석)의 통로 쪽에 앉
은 젊은 여성이, 자신의 한쪽 발을 중앙 통로 쪽에 내민 상태로 앉아 있
었고, 60대 남성은 돌출된 그 여성의 발을 피해 가느라 좀 휘청거리는
상태에서 혼잣말 비슷하게 내뱉은 것이다. 그러자 젊은 여성 옆에 앉은
젊은 남성이, 60대 남성을 향해 한 마디 던졌다.

"어디다 대고 반말이야?"
나란히 앉은 젊은 둘은 부부인 것 같았다. 둘의 나이는 많아 봐야 20대
후반으로 보였다. 60대 남성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아니, 발을 내밀고 있었잖아?"
그러자 젊은 남성은 갑자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왜 자꾸 반말이야! 반말이! 당신이 뭔데 반말이야?"
60대 남성은 어이 없는 표정으로, '뭐라는 거야?'라며 맞섰다. 젊은 남성
은 더욱 흥분해 더 크게 소리쳤다.

"왜 반말이냐고!, 왜! 왜!"
버스 안의 다른 사람들도 모두 놀라 젊은이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한 할
머니가 젊은이를 향해 타이르듯 말했다.

"젊은 사람이 좀 참지 왜 그리 화를 내나?"
하지만 그 젊은이는 듣는 시늉도 안하고, 오히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60대 남성에게 다가서며 삿대질을 해가며 소리쳤다.

"왜 반말이냐고? 반말이!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젊은이의 체격은 60대 남성을 압도할 만큼 컸다. 참다 못한 60대 남성은
젊은이를 향해 "너 좀 내려!"라고 말했다. 그러자 젊은이는 또 소리쳤다.

"그래 내리자! 내려! 당신이 뭔데 반말이야! 반말이!"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가 하차문을 열자, 60대 남성과 그 젊은 남녀, 그
리고 다른 승객 몇 명이 내렸다. 젊은 남성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60
대 남성의 면전에 대고 쉴 새 없이 삿대질을 하며 계속 소리쳤다. 젊은
이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속사포 같이 소리를 질러 댔다. 버스 정류장
주변의 사람들이 전부 젊은이를 쳐다 봤다.

"당신이 뭔데 반말이야! 반말이! 당신이 뭔데 반말이냐고 반말이!"

젊은이는 동어반복적으로 미친 듯 소리쳤다. 버스 맨 뒷자석에서 내려다
보이는 그 젊은이의 얼굴 모습은 그야말로 惡鬼에 다름 아니었다. 버스
문이 닫히고 버스가 서서히 출발하자, 젊은이가 외치는 소리는 더이상
안들리게 되었지만 60대 남성을 몰아붙이는 그 악귀 같은 얼굴 표정은
선명하게 보이는 상태에서 차창 뒤로 점점 멀어졌다.

크리스마스인 오늘 정오頃, 영등포의 전철 1호선 신길역 정류장에서 있
었던 일이다. 버스 안에서 생각해 보았다.

<똑같은 경우를 가정할 때, 만약 일본에서 60대 일본 남성이, 일본의 20
대 젊은이를 향해 "이런, 발 좀 치우지"라는 반말을 했을 때 과연 일본의
젊은이라면 한국의 이 젊은이 같은 악귀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을까?
만약 미국에서라면 어떨까?>

그리고 스스로, 일본이나 미국 같은 경우 60대 남성이 비록 젊은이를 향
해 반말을 했더라도 한국의 이 젊은이가 보여준 악귀 같은 행동을 보이
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에 이런 악귀 같은
젊은이가 출현하게 된 원인으로는, '한글전용'과 '전교조' 등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크리스마스에 惡鬼를 보다니, 참
으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