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씨의 訪日 하나로 위안부 합의 문제가 마무리된다면 문씨는 사람이 아니라 神의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방문을 추진한다는 오늘 보도가 있다. 조선일보가 보도한 여권 핵심 관계자의 말인 즉 "위안부 합의 문제를 마무리짓는 차원에서 문 대통령의 방일(訪日)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 방문을 추진하는 목적 치고는 일방적이고 교만하다. 위안부 문제 합의는 문재인 정권의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이미 한국과 일본이 합의 도장을 찍은 것이고, 게다가 일본은 다시 거론하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도 않는다.

1965년 6월 22일 한일협정이 체결된 이후 좌파와 운동권 등은 틈만 있으면 이를 파기하자 했고 그런 토대 위에서 김영삼 정권 이후 거의 모든 정권이 위안부 문제를 인기몰이용으로 써먹었다. 문재인 정권도 예외가 아님은 물론 오히려 한 발 더 나선 것으로 의심된다. 그러한데 문씨의 방일 하나로 위안부 합의 문제가 마무리된다면 문씨는 사람이 아니라 신의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문씨의 방일로써 ‘위안부 합의 문제가 마무리’되지도 않겠지만 마무리 되어서도 안 된다. 위안부 합의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 때 한국과 일본이 '불가역적으로 합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합의를 했으면 끝난 것이지 거기에 무슨 마무리가 있단 말인가? 이러면 마무리 뒤에 또 마무리가 나오게 된다.

며칠 전에 외교부가 위안부 TF 보고서를 발표하자 일본에서는 ‘이미 합의한 것이니 다시 하는 합의란 있을 수 없다’ ‘한국은 외교와 약속을 모른다’ ‘그것은 문재인 정권 혼자서 하는 말일 뿐이다’ 등의 말이 소나기처럼 쏟아졌고 평창 올림픽 불참설까지 나왔다. 이 마당에 대통령의 방일이 “위안부 합의 문제를 마무리짓는 차원”이라고 말하니 일본은 한국이 하자는 대로 해주는 국가라는 인식을 갖지 않고서야 말을 저렇게 할 수는 없다. 그게 아니라면 위안부 문제 합의 반대세력에게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권의 성의를 꾸며 보이기 위함일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문재인 정권은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를 바라는 게 아니냐 하는 의문이 든다. 해결되지 않아야 두고두고 반일할 수 있을 것이며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는 기제로 써먹을 수도 있겠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은 조만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의 최종 방침을 밝힐 방침이다’고 했다. 前정부의 ‘불가역적 합의’조차 부정하면서 자기네 입장을 최종 입장이라 하였으니 오만을 넘어 국민을 졸(卒)로 보는 자세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자기들 방식대로라면 문 정권의 입장이 최종 입장이 될 턱이 없다. 그래도 최종 입장이 된다면 그거야말로 자기들이 그렇게나 미워하는 독재 아니랴.

일본에서 평창 올림픽 불참설이 나왔으니 행여 불참할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에서 일본을 방문하려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이 한·중 양국에 '오는 4월 일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갖자'고 제의한 바가 있는 것을 방일 구실로 삼은 것으로 여겨진다. 방일 목적과 함께 구실까지도 유아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세계를 향해 대범하게 놀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