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의 사가(史家)들은 이러한 한반도 통일을 일컬어 '한민족 최대의 수치'로 기록할 것이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구실로 구성된 남북한 고위급회담에서 논의되던 남북 간의 현안 문제에 관해 우유부단한 기질의 한국 정부가 여러 부문에서 양보하는 것을 바라보는 미국은 동맹국보다 주적이지만 동족임을 더 중시하는 듯한 배신감을 느끼면서 이제까지의 대북 경제제재 정책에 회의를 느낀다.

*중러 또한 여전히 편법을 써 가면서 음으로 양으로 북한을 지원하고 있고 한국마저도 대북 회담 등을 통해 유화정책을 지속하면서 유엔 결의에 저촉하지 않는 틈을 이용해서 민간인 차원에서 그리고 인도적 차원이라는 명목하에 은밀하게 진행되는 대북지원을 바라보면서 미국의 고강도 대북제재만으로는 북핵·ICBM 타결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게다가 북핵·ICBM 개발이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기 전에 타결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는 미국으로서는 북폭이냐 대북 협상이냐의 논의 끝에 모험이 뒤따르는 선제타격보다는 차라리 Korea Passing 이라는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대북 협상 쪽으로 결론을 맺는다.
자존심을 구겨가면서 한국에 대한 짝사랑에 연연하기보다는 차라리 지난날 자유월남을 버리고 통일 베트남과 새로운 국교를 맺었듯 한반도와의 관계는 훗날로 미루는 것도 괜찮은 책략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의 패권국가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동맹이 최상이겠지만 한국은 이미 중국 쪽으로 돌아서서 일본을 적대시하고 있으니 일단 한국을 포기하고 세계 최대의 부자 나라 일본과의 확고한 동맹으로도 중국을 견제하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윽고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은 미북 대표는 격론 끝에 한반도 휴전조약을 미북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조건으로 북한은 ICBM을 완전 폐기하고 현 상태의 핵을 동결하기로 협정을 종결한다. 미북 평화협정 체결에 임해서 북측은 '미·북 당사국 중 일방이 제3국과의 분쟁이 있더라도 어떠한 경우에도 미·북 간에는 전투행위를 하지 않는다'라는 평화조항 삽입의 철저함도 잊지 않았다.

*뒤통수를 맞고 왕따를 당한 한국 정부는 동맹국 미국을 향해 거센 항의를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미국으로서도 인내를 거듭한 끝에 결심을 굳힌 일이니 어쩌겠는가? 주한미군 철수를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된 한국 정부는 그나마 유명무실해진 한미방위조약의 잔류에나 실낱 같은 희망을 거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미북 평화협정을 맺고 한국에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킨 북한에는 이제 거칠 것이 없어졌다. 6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의 걸림돌을 제거한 북한은 당장 핵 동결을 풀고 한국 정부를 위협하여 항복을 권유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러한 무리수를 쓸 필요는 없다.
한국의 집권당은 당의 정강.정책에서 연방제통일을 골자로 하는 6·15 선언과 10·4 선언을 지지한다고 명문화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도 역시 수차례에 걸쳐서 이를 지지했으니 마치 사자가 토끼 한 마리를 사냥할 때에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듯 연방제통일 무드가 조성될 때까지 기다려서 합법을 가장한 적화통일의 꿈만을 실현하면 되는 것이다. 이미 도마 위에 올려진 먹잇감이니 무리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비록 동상이몽(同床異夢)의 한반도 연방제통일이기는 하지만 의기가 상통해진 남북한 정부는 커다란 마찰 없이 1국가(가칭 United States Korea) 2체제(남북한 고유의 이념 체제) 2정부(남북한 지방 정부)라는 ​연방제 통일국가를 출산시키고 양쪽 지방정부에서 파견한 의원들로 구성된 통일 의회를 구성하여 최종적인 한반도 통일국가 업무를 관장케 한다.
물론 한국에서는 정권을 빼앗긴 자유당 주도 하의 보수세력이 결사 항전하듯 격렬한 반대를 했지만 삼엄한 계엄령하에서 이미 대세는 기울었고 경찰권과 국군통수권 그리고 국회마저 장악한 정부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70%에 육박하는 국민이 집권 정부 편이니 대국민 호소가 전혀 먹힐 리도 없다. 오히려 영화나 탐하려던 무능하고 썩은 세력은 입 닥치고 잠자코 있으라는 핀잔만이 메아리칠 뿐이다.

*체제와 이념이 서로 다른 연방 국가를 형성하기는 했으나 각 지방정부의 군사력 균형의 필요에 따라서 양 지방정부 합의로 군축을 단행했으나 이는 다만 형식에 불과했을 뿐이다.
언론이 100% 통제되는 북측 지방 정부에서의 군축이란 다만 주요 군 장비가 땅굴 속으로 숨겨젔을 뿐이지만 언론의 자유가 대낮같이 밝은 남측에서의 군축은 그야말로 군축다운 군축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남측 지방정부는 이미 동결했던 북핵의 완전 폐기를 요구했지만 이미 주도권을 장악한 북측은 미북 간의 협정에 의해서 동결했을 뿐인 북핵 폐기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하니 더 할 말이 없어젔다.

*양 지방정부 간에는 자유의 체제가 하늘과 땅 만큼이나 다를 뿐 아니라 40배 이상의 현격한 경제력의 차이 때문에 긍극적인 통일국가로 통합하기에는 수많은 난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어 양 지방정부 간에는 끊임없는 격론과 분쟁이 그칠 날이 없다.
비교적 민주주의적 합리주의에 길들여진 유약한 남측 정부에 비해 태어나서부터 오로지 강력한 독재 체제에 길들여져 있는 북측으로서는 이미 강력한 비대칭 전략무기를 고스란히 땅 밑에 숨겨놨을 뿐만 아니라 비록 동결하기는 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동결을 풀고 핵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북측 지방 정부의 위세는 이미 주도권 싸움에서 판가름 났다고 봐야 한다. 사실상 굳이 무력을 사용할 필요도 없이 위협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남측 지방정부의 애절한 저항은 막강한 비대칭 전략무기와 동결됐던 북핵의 위협 앞에서는 목숨이라도 살아남기 위해 체제도 경제도 그 무엇도 순순히 자포자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유 통일(흡수통일)을 우리 헌법에 명시했던 이유를 무시하고 오직 동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대화에 의지했던 통일론이 왜 잘못인가를 알았을 때는 이마 상황 종료된 후이니 땅을 치고 통곡한들 그 무슨 소용이랴!
다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캄보디아의 공산 크메르루즈가 동족에게 저지른 Killing Field에 묻혀 있는 200만이 넘는 원혼에 대한 잔혹한 만행이나, 패망한 자유월남에서 동족에게 저지른 공산 월맹군의 300만이 넘는 잔혹한 학살과 같은 만행만은 피해 보는 것이겠지만 저 잔학무도한 김돼지의 가슴 한구석에 그럴 만한 동족에 대한 자비심이 남아 있을지도 의문이다.

*김일성은 죽기 전에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바라보면서 수심에 찬 부하들을 격려한 일이 있다. 즉 "남조선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부러워하거나 염려할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가 만반의 전쟁 준비(핵무장을 지칭한 듯)를 갖추고 있다가 일단 유사시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하게 되면 남조선의 발전된 경제가 다 우리 것이 된다. 그때가 올 때까지 우리에게 평화는 없다"라는 말이었다.
결국, 그의 말은 오래 갈 필요도 없이 손자 대에서 그 소망을 이루었으니 땅 속에 묻혀 있는 김일성이 만면에 웃음을 흘리며 쾌재를 부를 것을 상상하니 간이 뒤집힐 것 같다.

PS'
후세의 사가(史家)들은 이러한 한반도 통일을 일컬어 '한민족 최대의 수치'로 기록할 것이다. 40배가 넘는 국력과 세계 최강의 초강대국을 동맹국으로 하고 있으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최대로 누리고 있는 세계 10위권의 강대국이 주도권마저 빼앗긴 채 거렁뱅이나 다름없는 지구상 최빈국(最貧國)이자 국민들을 개 돼지만큼도 여기지 않던 독재자에게 힘 한번 써 보지도 못하고 5천만 국민과 함께 나라를 지옥 속으로 몰아 넣었으니 그야말로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前無後無)한 수치스러운 이변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