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이 하나뿐인 사회·국가는 망하거나 퇴보한다. 특히 이념 집단인 ‘우익’ ‘우파’에 主張이 하나만 있어서야 되겠는가? 월명 님의 "사회를 분열시켜라"-사회주의 혁명을 위한 행동 준칙(1)을 읽고

월명 님은 우리 사회의 분열·반목·갈등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셨다. 물론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우리 민족성이라 해도 될 만큼 조선조 때도 있었던 일이다. 한 30여 년 전 독일 슈피겔지에 이런 기사가 있었다. “독 안에 게 한 마리를 넣어놓으면 그 게는 어떻게든 빠져 나온다. 그러나 두 마리를 넣으면 한 마리도 나오지 못한다.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그들이다.” 뿌리 깊은 이 병폐를 월명 님께선 공산주의자의 분열 책동과 연결시켜 마치 그것이 지금 보수끼리 싸우는 탓인 양 “과연 우리 보수들은 이 같은 환경 조성 음모를 제대로 깨닫고 있을까?”라 하셨다. 논리의 비약과 억지가 있어 보인다.

물론 우리끼리 다투면 득을 보는 쪽은 그 상대방이며 나아가 공산주의자들일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내부 갈등을 없앨 수도 없거니와 없어져서도 안 된다. 만약 없어진다면 '하나'만 추구하는 공산주의와 다를 게 뭔가? ‘정반합’은 놔두고라도 갈등은 발전을 담보한다. 지금 우익은 내부 갈등으로 한참 소란스럽지만 좌파는 조용하다. 이것은 침묵이지 화합도 아니고 평화도 아니다. 그럴 바에야 소란한 우익이 낫고 그 소란은 건설적 파괴의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

그 다음, 월명 님께서는 글의 말미에서 “우리 보수들은 현재의 정치 역학 관계를 거시적인 안목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작은 이념의 차이, 전통 사회의 덕목인 '의리'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한국의 현실은 이런 원칙에 목매어 시간을 허비할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라 하셨다 이런 형식의 말은 지난날 조용하기만을 바라던 계층이 흔히 써먹던 언어이다. 특히 “현재 한국의 현실은 이런 원칙에 목매어 시간을 허비할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는 말씀은, 그 계층이 “지금이 어느 땐데 이러나?”라는 말로써 반대자의 입을 막았던 것을 떠오르게 한다. 저런 말은 항상 지배자가 해 왔다. 당권을 쥔, 일종의 지배자인 홍준표 씨도 이렇게 말하고 싶을 것이다. “자. 자 우리끼리 싸우면 되나? 그러면 상대만 득 본다 지금이 어느 땐데 그러냐?”

사분오열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의견이 하나뿐인 사회·국가는 망하거나 퇴보한다. 특히 이념 집단인 ‘우익’ ‘우파’에 主張이 하나만 있어서야 되겠는가? 갈등도 필요하다. 갈등 때문에 인간은 문명을 건설했다. 월명 님께선 분열. 반목. 갈등을 너무 걱정하실 필요가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