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바꾸어 일본이, 해상자위대 주요 함정 이름으로 다케시마艦, 도요토미 히데요시艦, 이토 히로부미艦이라 명명하면 한국인들은 기분 좋을 것인가. 19일 방위사업청은 1800톤급 잠수함을 海軍에 인도했다. 그런데 艦
名이, '홍범도艦'이다. '홍범도'는 이른바 '항일투쟁'을 했다는 인물
이다. 한국 최초의 4000톤급 구축함(2002년 진수) 艦名은 '이순신
艦'이다. 한국의 대표적 강습상륙함(2005년 진수) 艦名은 '독도艦'
이다. 이번에 인도된 '홍범도艦'를 포함한 한국 잠수함의 艦名은
이렇다.

장보고艦
이천艦
최무선艦
박위艦
이종무艦
정운艦
이순신艦
나대용艦
이억기艦
손원일艦
정지艦
안중근艦
김좌진艦
윤봉길艦
유관순艦
홍범도艦

장보고艦, 이천艦을 제외한 대부분의 잠수함(16개艦 중 14개艦) 艦名
이, 抗日인물로부터 유래했다. 이른바 일제시대 독립투사들로부터, 임
진왜란 당시 조선 장수, 혹은 대마도 정벌 인물 등으로 포진해 있다.
이순신艦은 해군 내 同名異艦으로 두 척이나 존재한다.(구축함, 잠수함)

물론, 이순신 정도의 인물은 일본에서조차 인정하는 위인에 해당하므
로 한국 해군의 艦名으로 문제 없어 보인다.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
의 상징적 군함(최초 4000톤 구축함)과 대부분 잠수함의 명칭이, 같은
자유진영에 속한 우방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명칭 일색이라면, 이
는 바람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대표적 강습상륙함 명칭을 굳이 '독도艦'으로 정한 것과 관련해,
상대방은 이를 '의도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다면 독도
艦은 韓日간 불필요한 갈등을 증폭시키는 불씨로 항상 존재하는 상태
라고 볼 수 있다. 韓日간 견해차가 큰 안중근, 윤봉길 등 인물('영웅'
vs. '테러리스트')까지 굳이 艦名으로 붙인 것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한국이 감정 촉발하며 도발한다'며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

일본 쪽에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 부정적 영향은 우리
한국 스스로에게도 발생한다. 21세기에 들어서까지 이러한 反日的
艦名을 고수한다면, 한국인의 잠재의식 속에 일종의 혼란('主敵은
北韓인가? 日本인가?')이 자리잡게 될 가능성을 배제 못한다. 이미
그런 불길한 조짐은 갈수록 확연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이런 艦名에 익숙해진 한국의 해군 등 장병들이 엉뚱한 잠재
의식('主敵은 日本')에 사로잡히게 되어 북한 향한 경계에 올인해
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치명적 혼란을 겪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입장 바꾸어 일본이, 해상자위대 주요 함정 이름으로, 한국이 하
는 방식대로 붙인다고 가정해 보라.

다케시마艦
도요토미 히데요시艦
이토 히로부미艦
우키다 히데이에艦(임진왜란 당시 대표적 장수)
구로다 나가마사艦(上同)
사이고 다카모리艦(정한론 주장 근대 인물)
데라우치 마사다케艦(조선 초대 총독)...

이런 식이면 한국인들은 기분 좋을 것인가? 21세기에도 여전히
독립운동하는 기분으로 (돈키호테식으로) 살아가면 낭패를 볼
수 밖에 없다. 세상이 바뀌고 시대가 이미 바뀌었는데도, 변화
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여전히 前근대적 思考에 사로잡혀 시대
착오적 행동을 고수한다면, 국가는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