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법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안 한 게 그나마 다행이다. 성수대교가 내려앉자 대통령이었던 김영삼 씨는 “그 다리는 내가 놓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 불행 중에서도 대한민국이 웃었다.

오늘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 약 40명 사망에 부상자가 100명이 넘었다. 그러자 표창원 씨가 밀양 화재 참사는 자유한국당 탓이라 억지를 부렸다. 그의 말인즉 오늘 화재는, 9년 전에 민주당이 6층 이상 건물의 불연재 사용 의무화 법안을 당시 한나라당과 국토교통부가 반대했기 때문이다는 것이다. 9년 전의 반대로 오늘 화재가 났다니 돌미륵이 웃을 일이다. 세종대왕이 법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안 한 게 그나마 다행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왜 그런 법을 시행하지 않았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뭐 했기에 오늘 불이 났는가? 왜 문재인 씨는 집권 1년이 다 되도록 9년 전의 반대 하나 처리하지 않았는가? 9년 전부터 문제돼 오던 적폐 청산을 왜 안 하고 세종병원을 내버려 두고 있었는가.

그리고 최민희 민주당 전 의원은 “책임을 져야 할 경남도지사는 한국당 소속인데 밀양 화재 참사 현장에 보이지 않았다”고 하여 前 지사 홍준표 씨 탓으로 돌렸다. 그렇다면 세월호는 전남에서 침몰했으니 전남 지사 책임이다. 이어서 그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경남도지사 직을 포기하면서 후임을 뽑지 못하게 꼼수를 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씨는 도지사 재선거하는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해 부지사 체제를 만들어 놓고 나왔다. 그런데도 꼼수라 했다. 법률대로 한 것이 꼼수라면 그것을 꼼수라 공격하는 것이야말로 저질 꼼수이다. 그렇더라도 최민희 씨는 국회의원이 돼 가지고 그 꼼수 하나 왜 안 막았는가? 경상남도에는 엄연히 부지사가 도정을 맡아 하고 있다. 일찍이 사퇴하고 나온 홍준표 때문에 오늘 불이 난 것이다면 부지사는 놀고 월급 타는가? 관계 공무원은 왜 있는가?

저 자들은 항상 이 모양이다.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간다 싶으면 억지 소리부터 하고 나선다. 노무현 정권도 이러다가 민심 이반에 부닥쳤는데 그 길을 꼬박꼬박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표창원과 최민희의 저 발언은 대통령을 향한 아첨으로 보인다. 자기 욕심을 위해 국민의 판단력을 흐리는 것이나 개인 영달을 위해 한일합방 문서에 도장 찍은 것이나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