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에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존경받아 마땅한 행동력이다. 저 분들은 아랫목에서 자판이나 두드리는 나와는 비교 불가하게 실천적·희생적·적극적 애국자들이다. .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여기 회원토론방에 올라온 글들은 하나같이 나라를 걱정하는 내용인데 사실 조갑제닷컴 만한 애국 사이트를 찾기도 힘들다. 이런 가운데 몇몇 분의 글은 문장력만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통찰력까지 뛰어나서 아하 이거구나 하면서 무릎을 칠 때가 많다. 재야인사의 칼럼이라고 하기엔 아까운 글들이 수두룩하고, 한 번만 읽고 버리기는 아쉬워 복사하여 블로그에 옮겨놓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 읽어보곤 한다.

그런데 옥의 티랄까. 공산주의를 비판하고, 문재인 정권을 힐난하고, 사이비 진보를 꾸짖어 놓고선, 이렇게 꾸짖은 논리를 그대로 연장시켜 태극기 집회와 박근혜 비판에 적용시켜 버린다. 이게 지나친 나머지 태극기 집회를 비판하기 위해 공산주의·문재인 정권·종북친북을 들러리로 끌고 나온 게 아닌가 의심할 정도이다.

한국인은, 비분강개는 잘 해도 행동하는 사람은 드물다는데, 이 엄동설한에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존경받아 마땅한 행동력인 것이다. 그들이 요구하는 게 무엇이며 그 결과가 어떠할 것인가 와는 관계없이 말이다. 저 분들은 아랫목에서 자판이나 두드리는 나와는 비교 불가하게 실천적·희생적·적극적 애국자들인 것이다. 그러나 우익이면서도 저 집회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집회만 비판하면 된다. 그러지는 않고, 자기의 글 서두에서는 거창하게 공산주의·문재인 정권 따위를 끌고나와 그들을 비판한다 그렇게 비판해서 얻은 설득력을 결론에 가서 태극기 집회 때리기에 이용한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공산주의를 비판하고 싶으면 그것은 그것대로 비판하고, 태극기 집회를 비판하고 싶으면 이것은 이것대로 비판하면 된다. 말하자면 공산주의를 때려서, 우익에게서 받은 박수를 태극기 집회 때리는 데에 써먹지 말라는 말이다.

주장의 방점은 결론에 있다. 서론에서 문재인 정권·종북세력 등을 비난해서 박수받았다면 결론도 문재인과 종북을 비난해야 옳다. 그러지 않고 서론에서 받은 박수를 박근혜 비판하는 데에 써먹어서야 되겠는가? 때로는 아닌 척, 태극기 집회나 박근혜를 슬쩍만 치고 지나간다. 가볍게 보면 주장의 오류이고 크게 보면 문재인 지지 행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