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홀려도 아주 단단히 홀리지 않고서야 이럴 수는 없다.
오늘자 문화일보가 “北 김여정, 모피털 포인트 코트…“차분하고 품격 있게 연출”“이란 제목을 쓰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9일 방남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스타일로 품격을 연출했다.“고 하면서 그 무슨 패션업계 관계자라는 자의 입을 빌려 이렇게 칭송했다.

“단아하고 깔끔한 느낌의 검정색 롱코트는 칼라와 소매 부분이 밍크(모피)로 장식돼 과하지 않은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며 “아이보리 스타킹에 검정 부츠를 신어 여성스러움과 격식을 갖춘 느낌을 드러냈다.” 또 이런 말도 했다 “의상 또한 날씨가 추우니 좀 더 걸칠 법도 한데 예의를 갖추기 위해 최대한 절제한 듯 보이며 전반적으로 품위와 품격이 돋보인다.”

우리나라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자는 놀고먹으며 여자가 식솔을 부양했다. 그랬던 나라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함에 구석진 곳에 묻혀 사는 나 같은 필부마저 가슴이 뿌듯했다. 그 여성 대통령의 차림새에 대해 어느 언론도 <<품격 있는 연출. 고급스러운 스타일. 단아하고 깔끔한 느낌. 과하지 않은 고급스러움. 여성스러움과 격식을 갖춘 느낌. 예의를 갖추기 위해 절제한 모습. 품위와 품격이 돋보인다>>는 말을 한 역사가 없다. 그러한데 천하 독재자 일족에게는 듣기에 민망할 정도로 칭찬을 해대었다. 무엇에 홀려도 아주 단단히 홀리지 않고서야 이럴 수는 없다.

북한은 여자를 잘 앞세운다. 지난 부산 아시안 게임 때도 소위 미녀 응원단이란 것을 보내 남자들로 하여금 경기 관람보다는 북한 여자만 헤벌레 쳐다보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요 며칠 전에는 현모라는 광대계집을 보내 온 나라를 흔들었고 국정원 직원이 “불편해 하신다.”는 말까지 했다. 이젠 독재자의 여동생을 보내 저토록 찬사하도록 만들었다. 한국 남자들을 단지 수컷으로만 보았기 때문에 여자부터 내려 보낸 것일 터인데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는 수컷 본능을 조심도 없이 드러내었다. 김정은의 계산이 적중한 것이다.

언론이 저렇게 용천지랄을 하니 어느 남자가 가만히 있겠나. 나는 북한 미녀 보러 간다 너도 같이 가자를 왜 아니 하겠나? 보고 와서는 입을 모아 역시 ‘남남북녀’라며 그야말로 만구칭송(萬口稱頌)한다. 남자는 지능 순으로 미인계에 빠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