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들 잡질이 눈길 시어 좌익들을 들였더니 / 가슴 철렁이는 역적질에 잡질은 애교였구나 / 이후에는 우익도 말고 좌익도 말고 그냥 떠나고 싶어라>
<풍파(風波)에 놀란 사공 배 팔아 말을 사니 / 꼬불꼬불 험한 산길 물길보다 어렵구나 / 이 다음에는 배도 말도 말고 밭 갈기만 하리라.>

조선 광해군 때 형조·병조 판서와 팔도 도원수까지 지냈으나 인조반정 이후 '정묘호란' 때의 패전에 책임을 지고 귀양갔던 장만(1566~1631)이라는 사람이 쓴 시이다. 험한 세상사를 빗대어 읊은 시다.

西人 일파가 정변(政變)을 일으켜 광해군을 폐위시키고 인조(仁祖)를 왕위에 앉혔다. 당시 만주에서 건국하여 세력을 넓혀가던 후금과 적절한 외교로 큰 마찰 없이 지내던 조선은 광해군이 쫓겨나고 새로 들어선 인조 조정이 금나라를 배척하는 정책을 펴면서 문제가 생겼다. 명나라를 치려던 후금이 후환을 없애려 조선을 먼저 치기로 결정하고 정벌에 나섰다.

파죽지세(破竹之勢)로 밀려오는 후금軍을 막지 못하고 인조는 강화도로, 세자 소현(昭顯)은 전주로 피난했다. 결국 조선은 후금을 형님國으로 섬기고, 명나라를 멀리하며, 왕자 한 명을 후금에 인질로 보내는 등 후금의 요구조건대로 '정묘조약'을 맺었다. 몇 년 후 다시 침략(병자호란)을 받아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했다가 못 견디고 삼전도에 나아가 후금에서 이름을 바꾼 청나라 황제 앞에 무릎을 꿇고 <오배 삼고두례(五拜三叩頭禮/다섯 번 절하고 세 번 머리를 조아림>라는 치욕을 겪었다.

문재인 정권 등장은 정상적인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변이다. 스스로도 '촛불 혁명'이라고 했고. 정변은 내부적 사화(士禍)만 일으키는 게 아니라 외교에도 큰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좌익 일부에서 '미국은 지는 해(명나라)로 중국을 뜨는 해(청나라)'로 보려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망상이다. 미국은 아직까지 현존 지구상 최강국이다. 중국이 떠오른다고는 하지만 미국 따라가려면 멀었다.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한국의 평창올림픽을 축하하러 왔다가 리셉션장에서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결례 운운하지만 결례는 한국 정부가 한 것이다. 사전에 북한에서 온 자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아는데 우리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같은 테이블에 좌석을 배치한 것이다. 결례 정도가 아니라 해서는 안될 짓을 한 것이다. 또한 그가 발길을 돌린 것이 북한에서 온 자들과의 만남을 피하기 위해서라고들 하지만 내 보기에는 한국 정부에 대한 항의로 보인다. 마음속에서는 '지금 뭐 하자는 것인가!'라고 소리치고 싶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펜스 부통령은 한국에 미리 도착하여 북괴 침략을 받아 전사한 장병들의 영혼이 깃든 '천안함'을 둘러보고, 北에서 목숨 걸고 탈출한 사람들을 만났다. 우리 정부가 북한에 밉보이지 않으려 사실상 외면하고 있는 쪽을 살피고 '북한은 감옥 국가'라며 반드시 손을 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북에서 온 빨갱이들 접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서로가 완전히 딴 쪽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번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미동맹은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본다.

평창 올림픽이 끝나면 무슨 사달이 나도 날 분위기다. 가장 큰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속내를 확실히 모른다는 것이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을 만들어놓고도 오히려 환하게 웃고 다니는 모습에서 불길한 예감이 든다. 자기 생각(?)대로 되어간다는 뜻인지.

<우익들 잡질이 눈길 시어 좌익들을 들였더니 / 가슴 철렁이는 역적질에 잡질은 애교였구나 / 이후에는 우익도 말고 좌익도 말고 그냥 떠나고 싶어라>

6.25 전쟁이 끝나고 전쟁 포로들 중에는 남한도 북한도 싫다며 제3국으로 떠난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패가 갈려 서로 죽이고 죽는 참상에 질린 사람들이다. 앞으로 이런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때가 곧 올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