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나라가 온전하기를 바란다면 요행을 바라는 것이요 너무 염치가 없다.

어떤 녀석이 동네 부잣집 아이를 겁박하여 돈 만 원을 빼앗았다. 요놈 아주 맹랑한 녀석이다. 그런데 이를 알게 된 더 센 녀석이 돈 빼앗은 녀석을 죽지 않을 만큼 두드려 패고는 돈 2만 원을 내라고 한다. 가해자는 누구이고 피해자는 또 누구인가?.

어제 최순실의 재판 결과가 나왔다. 징역 20년에 추징금 180억 원. 과해도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다. 최순실은 억울할 것이다. 그녀의 죄라면 세간에 사기꾼으로 알려진 최태민의 딸이라는 이유로 국민들로부터 미움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과 박근혜를 수십 년간 따라다니며 보살피다가 곁눈질 좀 했다는 것이다. 빨갱이 자식들도 대통령 되고 영부인 되는 세상이다. 또한 한국에서 대통령과 그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면 무슨 특혜이든 대개 다 챙겨 왔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를 감안하면 너무 가혹한 형벌이다.

최순실의 경우 알고 보니 크게 해 먹은 것도 없다. 대통령의 위세를 업고 삼성이나 이화여대에서 딸의 선수생활에 편의를 얻어냈지만 그로 인해 특별히 피해본 사람 없다. 그의 딸은 국가 대표 승마 선수였고 일반적으로 그 정도 수준이면 대기업 협찬도 있고 대학에도 특례 입학이 열려 있다. 많은 이들이 그런 혜택을 입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사건이 터지고 그 딸은 이미 대학은 물론 고등학교에서까지 입학 취소를 당했다. 롯데에서도 한 건 했으나 다시 토해내어 사실 미수에 그친 셈이다.

어떻게 따져도 한 짓에 비해 징역 20년에 추징금 180억 원은 너무 과하다. 김대중 가솔들이 챙겼다가 들킨 돈의 규모나 노무현 일가의 비리 내용에 비하면 죄질도 그렇게 악질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를 '국정 농단'이란 전대미문의 굴레를 씌워 대통령까지 쫓아냈으니 이건 법치국가라 할 수도 없다. 특히 4500억 원이라는 거금을 달러로 바꾸어 적장 김정일 비밀계좌에 넣어주도록 지시한 김대중이나 그 수하들의 죄에 비하면 최순실의 죄는 경범죄 수준밖에 안 된다.

최순실에 대해 중형의 유죄 판결을 내린 이유를 보니 물증보다는 심증이나 예단이 앞선 것 같다. 예전에 전두환 재판 때도 그랬다. 판결문 곳곳에 '하였다면', '보아야 하므로' 따위의 가정이나 추상적인 용어를 남발했다. 실체적 진실은 서쪽을 가리키는데 판사들은 '서쪽이지만 동쪽'이라는 모순적인 판결을 한 것이다. 최순실 역시 한 짓은 강남 아줌마의 일탈 수준인데 검사와 판사가 나라를 들었다 놓은 괴물로 포장했다. 국가 권력에 의한 조작 사건이 뭔가 했더니 바로 이런 경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판결이 남아 있고, 각각 2심과 대법원 최종심이 남아 있으니 일말의 희망을 가져봐야 하나 비관적이다. 법원에 양심적인 판사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알 수가 없고, 설사 양심을 가진 이들이 있다고 해도 특별한 용기가 필요하다. 조선시대 때 반대파들을 몰살시키는 변란이 이 시대에 재현되고 있다. 거스르기가 어렵다. 예전에는 고변(告變)과 국문(鞠問)이 있었다면 지금은 선동과 인민재판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멀쩡히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대통령을 트집 잡아 끌어내려 감옥에 넣고 동족 간 전쟁을 일으켜 수백만 명의 사상자를 내고 천만 이산가족을 만들어낸 악마의 어린 핏줄을 모셔다 국빈 대접하는 이 나라가 정상적이라 할 수가 없다. 모두가 제정신이 아니다. 이런 나라가 온전하기를 바란다면 요행을 바라는 것이요 너무 염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