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선거부정 행위에 대한 뉴스를 보고 한참 멍청해졌다. 중국의 시진핑이 장기집권이라는 헌법안을 만들어냈는데 뒤이어 막가파 선거를 만들어낸 푸틴이라는 장기집권자가 또 탄생한 것이다. 다른 나라의 일인데도 우울한 기분이 들어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유권자 한 명이 투표용지 여러 장을 밀어 넣는다, 두꺼워서 잘 안 들어가자 손으로 꾹꾹 밀어 넣는다. 투표용지 석 장을 밀어 넣은 남자는 만족스러워 한다. 부정행위를 감시해야 할 선관위들도 똑같다. 감시카메라를 등진 채 한 장 넣고, 슬쩍 눈치를 보고 또 한 장을 밀어 넣는다. 책상서랍에서 한 움큼 꺼내 넣는 사람도 있다. 선관위는 CCTV를 설치했지만 불법은 여전했다. 유권자들은 강제투표를 요구 받았고 낮은 투표율을 우려한 국영단체들은 버스까지 동원해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실어 나른다.”

이게 모두 웬 말인가. 의식적인 행위라고 보기에는 너무 처절하고, 무의식적 행동이라고 말하면 차라리 나을 것 같다. 아니, 전부 소경들이거나 청각장애인들이었으면 동정할지도 모른다. 부정투표 논란에도 끄떡없이 4선에 성공한 푸틴에게 야유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푸틴에게 양철판은 이미 힘이 없는 시대가 도래했으니 얼굴에 “핵철판”을 뒤집어썼다는 새로운 언어구사를 만들어내서 규탄해야 할 것 같다.

다시 한 번 놀랍다. 공산독재의 탈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 내막이 훨씬 더 지루하고 비열하며 무지하고, 부도덕하고 악랄하며 인두겁을 쓰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자본주의는 욕심이 많고 공산주의는 욕심이 없는 걸로 배웠다. 세뇌란 잘 지워지지 않는 것이어서 한국에 와서도 그 생각에서는 잘 변하지 않았다. 욕심이 많은 한국 사람들과 어울리며 욕심이 없게 만들어져버린 북한 사람 출신으로서는 욕심에 대한 정의가 잘 정돈되지 않았다. 한국 사람들은 잘 사는데도 욕심을 부린다, 이만큼 살면 바랄 게 없는데 뭘 더 원하느냐고 나만의 주장만 한 것 같다.

요즘 중국과 러시아를 보며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 수 없다. 자본주의는 국민이 욕심을 부리지 정부가 욕심을 부리지 못한다. 공산주의는 인민들의 욕심은 눌러놓고 독재자의 욕심은 거대하다. 그들은 나라를 잘 다스리려는 욕심보다 나라를 먹어버리려는 욕심이 더 크다. 2000만 북한 인민을 노예로 만들고 호령을 부리는 김정은과 다를 바 없이 변해가고 있다. 원래 그들은 국제적인 압박이 아니라면 북한의 김정은을 지지하고 어깨를 겪고 본받아갈 인물들이다.

북한에서 살 때는 러시아가 잘사는 나라인줄 알았고 러시아나 중국이 마음속 우상이었는데 한국에 와서 알고 보니 잘사는 나라들도 아니었다. 중국으로 탈북하면서 눈에 들어온 것은 북한보다 위생적으로 더 더럽고 어지러워서 문명하지 못하고 깨지 못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 사람들은 못 살아도 깨끗하다. 북한의 거리와 집들은 경제적으로 열악할 뿐이지 위생적으로 잘 거두고 있다). 러시아는 수명도 짧은 나라이다. 그들의 평균수명은 북한 사람들의 평균수명과 근사하게 떠오르고 있다. 국민들의 수 명만 봐도 나라의 정치를 잘 알 수 있다.    못 사는 나라들이 허울 쓴 요지경에 빠져 헤매는 것도 나름대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동안 무너져버린 제국들이 또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 그들에게는 나라가 한갓 자기들의 손바닥에서 놀아나는 장난감에 불과하다. 러시아는 공산국가의 딱지를 벗어 던지는가 했더니 불륜 같은 미친 옛정을 찾아 버렸던 품으로 다시 걸어 들어간다.  러시아 사람들의 공산독재시대 때의 세뇌는 아직도 그 뿌리가 다 썩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역시 러시아 인민들은 나라는 크지만 작은 그릇에 담기는 존재들이다. 그것을 푸틴이 교모하게 이용해서 역행했다.

요즘 한국에서도 무슨 개헌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은데 개헌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법을 바꾸려하는지 알려고 한참 모지름을 쓰며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한국의 헌법에 대해 잘 모르니 이해가 안 되어서 옳고 그름을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공산주의 헌법이 등장할까봐 오금이 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