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된 목소리가 나오면 두더지 잡듯 칠 게 아니라 같은 목소리를 보태야 한다. 그래야 지지 세력이 모인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바른말을 했다. 정 의원은 어제(30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세월호가 (물에) 빠지고 구할 수 있는 사람을 못 구한 게 아니다', '대통령 지시 대응에 따라 구조될 사람이 되고 안 될 사람이 안 되는 게 아니다'라며 언론들을 향해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지적해 달라'라고 주문했다.'세월호 7시간'이 다시 등장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듯하다. 비슷한 얘기가 인터넷에는 많지만 자유한국당 의원 입에서는 듣기 어려운 말이다.

필자가 보기에 뒷북치는 감은 있지만 사실을 사실대로 말했을 뿐 논란거리가 될 만한 발언은 아니다. 사실을 두고 논란이 된다는 것은 불순한 일이다. 그런데 대부분 언론들이 이 내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며 '논란'으로 몰고 가려는 분위기다. 마치 '세월호 참사는 박근혜 잘못'이라는 팩트 아닌 팩트를 설정해놓고 기다린 듯이 이와 조금이라도 다른 말이 나오는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투다.

더 가관인 것은 자유한국당이다. 정 의원의 이 말이 나오자 회의장 분위기가 갑자기 싸늘해졌다고 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서둘러 공개회의 종료를 선언하고 비공개회의로 전환했다고 한다. 그리고 '정 의원의 발언은 잘못됐다'라며 강하게 질책했다는 보도다.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인가? 그렇게 겁먹고 숨기에 바빠서야 어떻게 좌익들과 대적할 수가 있겠는가?

박 대통령이 근무를 태만히 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지탄을 받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세월호 근무자나 관리책임자는 아니다.사고가 나면 사고를 낸 당사자나 이를 관리 감독하는 관계 기관 담당자들이 나서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를 하면 된다.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면 조사를 해서 잘잘못을 가려 문책을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일도 없는 사고를 대통령 책임이라고 우기는 것은 생떼다. 판을 키워야 대가가 크다는 장사꾼 수법일 뿐이다. 결국 생떼를 부린 측은 성공했다. 당시 여당은 스스로 정권을 무너뜨리고 지리멸렬되고 말았다. 참담한 결과였다.

좌익들은 자기들 잘못에 대해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다. 스스로 인정하는 법이 없다. 문제가 생겨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나 잘못을 인정하는 척할 뿐이다. 심지어 잘못을 포상 감으로 뒤집기도 한다. 수많은 반정부 폭동을 일으키고는 민주화운동이었다고 뻐기고 있다.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폭력난동을 부린 자들을 민주유공자로 예우하도록 법제화해놨다. 자유 한국당은 질질 끌려다니며 합의해줬다. 그리고는 지금 할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업신여김 당하고 있는 것이다. 한심스런 일이다.

자유한국당은 스스로 떳떳해져야 한다. 지금처럼 수세에 몰린 저항 정신으로는 처지를 바꾸기가 어렵다. 자기들이 세운 정권을 스스로 무너뜨린 지난 탄핵 사건은 잘못되었다고 반성을 하고 대국민 선언을 해야 한다. 언론이 난리를 치고 많은 국민들이 지탄을 하겠지만 극복을 해야 한다. 원칙이 있으면 스스로나 남들이나 이 원칙에 적응하지만 예외나 변칙이 많으면 신뢰를 잃게 된다. 원칙 때문에 욕 듣는 것이야 만회할 수 있지만 원칙이 없어 신뢰를 잃고 업신여김 당한다면 미래가 없다.

자유한국당에서 돋보이는 인물은 김진태 의원과 전희경 의원이다. 정의감도 있고 수준도 있고 용기도 있다. 그리고 찾아보면 더 있을 것이다. 홍준표 대표는 몰락한 정당의 찌끄레기 권력을 주워서 이에 취해 있을 게 아니라 이런 정의감 투철한 신진 세력들에게 자리를 비워줄 준비를 해야 한다. 진실된 목소리가 나오면 두더지 잡듯 칠 게 아니라 같은 목소리를 보태야 한다. 그래야 지지 세력이 모인다. 눈을 뭉쳐야 눈사람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도꼬다이'는 필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