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보면 이 나라를 위험한 길로 끌고 가는 주체는 좌익들이지만 언론이 그 앞에서 카펫를 깔고 꽃을 뿌려온 셈이다. 오늘(1일) 중앙일보 인터넷판에는 '보수 궤멸, 文의 독주? 민주주의 위기 온다'라는 제목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인터뷰 기사를 메인 특집으로 올렸다가 무슨 생각에서인지 곧 일반 기사로 내렸다. 이 인터뷰에서 최 교수는 '나는 촛불 시위 이후 보수가 사실상 궤멸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홀로 우뚝 서 있는 현 상황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 위험한 구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두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촛불이 박근혜와 함께 우익을 몰락시켰고 문재인이 그 반사이익을 얻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러나 문재인은 지난 대선에서 불과 41%밖에 지지를 얻지 못했다. 만약 촛불이 민의의 대세였다면 문재인은 촛불의 절대적 지지를 얻지 못한 셈이다. 그런데 필자는 촛불이 민의의 대세가 아니라 좌익의 난동으로 본다. 다만 언론이 그들의 목소리만 대변해줌으로 왜곡된 결과를 가져왔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은 촛불(좌익) 대통령은 맞을지 모르나 촛불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절대적 의사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다음은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것은 웃기는 얘기로 들린다. 박근혜만 몰아내면 좋은 세상 활짝 열릴 듯이 사생결단의 결기를 보이던 중앙일보가 이런 인터뷰 기사를 내보내는 것도 웃기고, 과거 우익 정부에 대해 늘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던 최 교수가 이제 그 반대 세력이 집권한 상황에서도 민주주의의 위기를 걱정하고 있으니 웃기는 일이다. '우익은 보수(독재 또는 권위주의)' '좌익은 진보(민주)'라는 왜곡된 설정을 걸어놓고 막상 좌익들이 집권하자 이제 와서 또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것은 논리상 문제가 있다. 위기인 것은 맞으나 설정이 잘못되었으니 논리가 이상해지는 것이다.

소위 '민주화' 이후 한국의 주류 언론들이 보인 행태는 비판이 아니라 선동이었다. 이러한 부정적인 선동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이성적인 판단력에 문제가 생기고 감성적으로 쏠리게 된 것이다. 특히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주의의 뮈기'를 걱정하는 인터뷰 기사를 메인에 올리는 중앙일보는 자기 부정이요 모순이다. 따지고 보면 이 나라를 위험한 길로 끌고 가는 주체는 좌익들이지만 언론이 그 앞에서 카펫를 깔고 꽃을 뿌려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