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북, 미북회담을 앞두고 북한인민들 속에서는 통일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타 번지고 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여 서기만 하면 남북, 미북회담이나 통일에 대한 말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그들은 “이 기회에 제발 통일이 왔으면!”하고 기대한다고 한다. “제발 통일이 왔으면”은 “이 기회에 제발 독재정권에서 벗어났으면!”하는 말과 같다. 북한인민들은 통일이 와야만 독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유 민주주의 세상인 남한과 독재세상인 북한이 함께 어울러 지낼 때 남한을 따라서 북한도 스스로 자유민주주의 길에 들어선다고 믿는다.
 
아직은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지만 만일 북한이 비핵화를 하고 국제적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받고 김 씨 독재정권은 그대로 살아 숨 쉰다면 인민들의 처지는 달라질까, 아니면 어떻게 될까. 북한인민은 핵을 원한 적이 없다. 핵이 인민들에게 무엇 때문에 필요했겠는가. 핵은 김 씨 독재자가 원한 것이고 비핵화라는 것도 김 씨 독재가 파는 무덤이다. 북한인민들이 핵 때문에 받은 피해는 말할 수 없이 비참하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비핵화를 하고 국제적인 경제적 지원을 받고 그동안 인민들이 고생했다고 마구 퍼주기라도 할까. 아니면 여유가 좀 생겼으니 편하게 살라고 내버려두기라도 할까. 이것은 어이없는 망상이다. 경제적 지원을 받고 돈에 눈 뜨고 세계적인 문명에 눈 뜬 독재정부는 전에 없는 현대식 문명으로 초호화 생활로 갈아탈 것이며 대신 인민들에게는 전보다 더한 사회주의 올가미가 목을 조이려 들것이다. 그 돈으로 저들의 문명에 필요한 지금까지 없었던 5대륙을 마음대로 날 수 있는 비행기, 배 등으로 값비싼 물건들을 끌어들일 것이며 가는 곳마다 김 씨가 머무를 수 있는 휴양지들과 김 씨를 선전하는 사적지, 연구실, 선전실 같은 건물들을 현대식으로 꾸리고 더 늘여갈 것이다.
 
북한인민들은 배급제라는 본래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 한 곳에 정착해서 담아주는 구유를 먹고 하루 종일 멍에를 져야 하는 지금의 처지보다 더한 노예생활로 돌아간다. 인민들에 대한 통제개선부터 달라져 “당의 유일 사상체계 확립의 10대원칙”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하여 엄청난 압박감을 줄 것은 더 말할 여지도 없다.

눈만 뜨면 사회주의 집단노동에 불러내고 돈은 자기들이 다 걷어가고 인민들에게는 몇 푼 안 되는 월급이 차례지고 생활총화에서 비판과 자기비판의 강도는 전보다 훨씬 높게 진행될 것이다. 북한정부는 독재자가 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갑부로 등장하고 개인적인 갑부들이 자라나는 것을 눈에든 가시처럼 여길 것이다. 부자들은 북한정부에게 독버섯과 같다. 누구나 똑같이 살아야 한다는 명목 하에 여윳돈을 가지고 있는 눈치가 나면 보위부의 추적을 받아 어느 순간에 풍비박산이 난다.
 
인민들에게는 배급제보다 지금의 생활이 훨씬 낫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국가의 독재적인 통제는 전보다 많이 무디어졌다. 생활총화도 전보다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규율과 통제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수십 년을 독재의 통제 속에서 허리 펼 날 없이 살아온 인민들은 인권만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 인권만 있으면 어디를 가든 밥 굶을 일이 없다. 배급제 시기엔 북한에 부자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숨은 부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그들은 북한 돈이 아닌 달러를 배낭으로 지고 다니며 장사하고 있다.

사람을 내세워주지 않는 북한사회에서 박사학위를 딴 사람은 몇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보기 힘들다. 북한에서 내가 아는 박사란 유일하게 비날론을 만든 이승기 박사뿐이다. 박사가 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인 셈이다. 한국에 와보니 박사가 많다. 오죽하면 한국에 온 한 탈북민 친구는 돈보다도 박사가 좋다며 박사 학위를 따서 통일이 되면 북한에 가서 박사가 된 자랑을 하겠다고 하겠는가. 그렇다 인권만 있으면 대한민국 국민들처럼 박사도 되고 갑부도 되고 얻지 못할 것이 없다.

지금 북한인민들에게는 쌀이나 의약품 같은 경제적 지원보다 독재정권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 급하다. 남북회담, 미북회담의 의미가 독재체제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면 남의 부뚜막에서 밥 얻어먹는 식으로 북한인민들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북한인민이 원하는 최고의 소원은 자유민주주의, 다시 말해 인권이다. 인권이 북한인민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비핵화를 이루고 또다시 독재체제가 그대로 나간다면 인민들에게는 비핵화를 한 보람이 없으며 가졌던 희망은 소리 없이 무너져 내리고 한숨을 토해낼 것이다. 이 기회에 반드시 북한인민들에게 목숨 같은 인권을 꼭 보장받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