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가만히 있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오면 그는 잃을 게 없다. 그러나 어떤 합의를 해주면 그는 반드시 잃는다 노름꾼과 정치가는 서로 유사한 점이 많다. 양쪽 다 탐욕이 크다. 속임수를 쓰는 것도 같고, 큰 것 한 방 노리는 것도 같고,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캐는 것도 같다.

경제력으로 보면 김정은은 한끗을, 문재인은 갑오를, 트럼프는 장땡을 쥐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노름(정치)판에서는 장땡을 쥐었다고 해서 항상 이기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장땡을 쥐고 있었지만 한끗을 쥐고 있는 월맹에게 패했다. 영화 <타짜2>를 보면 고광렬이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때론 한끗이 장땡을 이길 때도 있는 법이야…타짜는 말이야. 패를 읽는 게 아냐.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상회담 준비과정을 보자. 김정은은 타짜답게 동생 김여정을 보내어 문재인의 마음을 읽었다. 며칠 후에는 다시 김영철을 보내어 재확인했다. 트럼프도 CIA국장 출신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내정자)을 평양에 보내어 김정은의 마음을 읽었다(심리분석을 했다).

그렇다면 문재인은 무엇을 했나? 판문점에서 먹을 밥상과 회담 테이블과 카펫에 정신을 쏟았다. 전형적인 초짜의 모습이다. 타짜는 마호가니 테이블에서 치든 가마니에 앉아 치든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은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정상회담을 했다. 타짜는 환경에 좌우되지 않는다.

갑오를 쥐고 있는 문재인은 가만히 있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즉 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오면 그는 잃을 게 없다. 그러나 어떤 합의를 해주면 그는 반드시 잃는다. 장땡을 쥐고 있는 트럼프도 가만히 있으면 이긴다. 초조한 것은 한끗을 쥐고 있는 김정은이다.

김정은에게 선의(善意)를 베풀어준다고 해서 그가 상대를 절대로 천사로 보지 않는다. 틈을 주면 재공격한다. 독재자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두 손을 들게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