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이 이번 韓·日·中 정상회담 이후로도 불필요하게 일본을 자극하는 정치쇼를 벌이지 말기를 바란다. 경찰이 부산 주재 일본 총영사관 앞에 징용공상을 설치하려던 민주노총의 계획을 저지시켰다. 우파정권이었다면 속수무책으로 떠밀려 허용하고 말았을 일을 아이러니하게도 문재인 정권이 의지를 갖고 막아냈다. 이번 일로 포기할 민주노총이 아닐 것이나 어쨌든 경찰과 문재인 정부의 이번 조치는 잘한 일이다.

사드 배치도 차일피일 미루는 문 대통령이 왠일로 일본과의 민감한 사안인 이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린 것인지 놀랍다. 그 배경에는 징용공 문제가 위안부와 달리 파급력이 떨어지고 국제사회에 대한 호소력도 위안부만큼 미치지 못하는 것도 있겠으나, 역시 9일 예정된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문 대통령이 도쿄에 가는 것이 크게 자리한다고 여겨진다. 한국 대통령이 정말 모처럼 일본에 가는데 그 직전에 일본 공관 앞에 동상을 설치하는 도발적인 일을 벌이면 문 대통령이 무슨 염치로 일본땅에 발을 들일 수 있겠는가.

문 대통령의 이번 방일은 당일치기로 이뤄진다. 9일 당일 비행기타고 도쿄에 가서 3국 정상회의 및 아베 신조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끝나면 다른 일정 없이 바로 당일날 한국으로 귀국하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이같은 일정이 가능한 것이겠으나, 한 정권 건너뛰어 거의 6년 만에 한국 대통령이 일본에 가는 것이니 재일민단 관계자 및 재일교포들과 만나는 행사를 해도 좋을 것인데 그런 일정은 없을 것 같다.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일본에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면 친일 매국노 프레임을 덮어씌우는 국내의 종북좌파 빨갱이들 탓이 크겠지만, 그동안 문 대통령이가 일본에 대해 해놓은 말과 행동-대일 선전포고를 방불케 하는 삼일절 기념사, 굳이 독도를 그려넣은 한반도기 디저트 등-이 있으니 취임 후 첫 일본행이 당당할 수가 없고 그래서 이런 당일치기 방일 일정이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문 대통령이 이번 한·일·중 정상회담 이후로도 불필요하게 일본을 자극하는 정치쇼를 벌이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