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북한의 핵개발은 남한 공산화를 견제하는 미국을 겨냥한 제2의 목표(Secondary goal)였다. 제1의 목표(한반도 전체의 공산화)를 달성하는데 더 효과적인 수단이 있다면 과감하게 전술을 수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정은의 한반도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반도 전체의 공산화에 있다. 김정은 가문 3대가 한반도 북쪽을 통치해온 지난 70년 동안 그 목표는 단 한번도 바뀐 일이 없다. 그들은 한반도 공산화 야욕을 실현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전술을 개발하고 이를 구사해 왔다. 현재 북한 비핵화 문제를 가지고 남북 회담을 하고 미북회담을 하는 것도 그들의 장기적인 목표 실현을 위한 전술의 일환이다. 북한의 핵개발은 그들의 1차적인 목표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Primary goal)의 실현을 위한 전술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많은 한국인들은 북한의 핵이 제거되면 당장 한반도에 평화가 도래할 것처럼 기대하지만 어림없는 생각이다. 북한이 핵개발을 완성한 것은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핵이 없었던 과거의 시간에는 과연 한반도에 평화가 있었던가. 문제의 핵심은 김정은 독재 정권의 한반도 공산화에 대한 야욕이 소멸되었는냐에 있다. 공산화 야욕을 포기한다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의 체제를 용인하고 자신들은 이제까지 해왔던 대로 사회주의 낙원에 살면서 한민족이 서로 다른 체제에서 사이 좋게 지내자는 것인데 그럴 가능성은 1% 없다.

언제는 대한민국이 북한 정권을 향하여 싸우자고 도발을 한 일이 있었나. 자기들이 지난 70년 동안 끊임없는 적대적인 도발을 해오지 않았던가. 그들이 주장하는 두 체제하에서 '사이 좋게' 운운하는 것은 결국 연방제를 말하는 것으로서 궁극적 목표 달성을 위한 또 다른 전술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현재 한국 상황에서는 북핵이 문제가 아니다. 남한 내부의 문제가 북핵의 문제보다 더욱 심각하다. 위험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국민들 마음속에 오랫 동안 자리잡고 있던 주적에 대한 인식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적이 없다면 군대가 필요 없게 된다. 문재인 정권은 지금 김정일의 연방제 전술에 속아 그 준비를 하기 위한 정지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보수 대통령 두 명을 감옥에 집어 넣었다. 두 대통령을 보좌하던 보수 참모들도 씨를 말릴 정도로 모두 잡아 가두고 있다. 교육계는 전교조들이 장악을 했고, 사법부는 국제법연구회라는 단체가 장악하고 언론계는 좌파 노동자들이 점령하였다. 어느 한 곳 예외 없이 모든 조직에서 보수 인사들에 대한 숙청이 무자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자유xxx'이라는 정체성이 확인되면 어떤 트집이라도 잡아서 들쑤셔 구속을 시킨다. 연방제를 위한 정지 작업의 일환이라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다.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좌익들의 역할 분담도 일사불란하다. 국민청원, 언론 보도, 검찰 수사, 구속의 과정이 기계처럼 신속하게 돌아간다. 엊그제는 이명박 정부에서 기무사령관을 역임했던 장군 출신을 댓글 트집을 잡아 구속하였다. 그것은 단순한 전 기무사령관 구속이 아니라 군에 대한 경고의 뜻이 담겨 있다. 문재인이 김정은을 만나, 표현을 다르게 했을지 모르지만 이래도 나를 못 믿겠냐고 물었다면 김정은의 반응은 흡족한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많은 국민들은 과연 김정은이 미국의 요구대로 핵을 제거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요즘 생각해보니 실제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의 협상 내용에 한반도의 내부 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않는다는 장치가 마련된다는 전제하에서 핵 포기의 개연성은 상당히 높다. 원래 북한의 핵개발은 남한 공산화를 견제하는 미국을 겨냥한 제2의 목표(Secondary goal)였다. 제1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더 효과적인 수단이 있다면 과감하게 전술을 수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정은은 현재 문재인 정권과 언론 학계 검찰과 법원 그리고 제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80%에 가깝게 높다는 사실에 엄청 고무되어 있음에 틀림 없다. 구태어 핵을 갖지 않아도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않는다면 연방제를 거쳐 저절로 적화 통일이 가능한데 사용하지도 못하는 핵을 가지고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다만 북핵 제거는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내는데 협상 카드로 사용하고 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핵무기를 제거하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재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상황은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은에 이르기까지 그처럼 오랫 동안 기다리던 그들 식의 혁명적 분위기가 절정에 다다른 형국이다. 필자의 예상대로 미북회담에서 김정은이 핵포기 의사를 밝힌다면 아마도 남한 내에서 김정은의 인기는 열화와 같을 것이며 현재의 한국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연방제에 대한 여론도 호의적으로 바뀌게 될 가능성도 있다. 판문점에서 문재인과 포옹하고 몇마디 하는 것을 보고 70년 동안 가지고 있던 북한 실체에 대한 인식을 하루 아침에 바꾸어 김정은을 가리켜 합리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백성들이란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래저래 한국의 운명은 트럼프와 김정은의 협상 내용에 결정적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대통령이라고 선출해 놓은 문재인은 운전대를 잡기는커녕 중재인 역할이나 하며 대한민국의 운명과 이익을 위해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딴 나라 사람처럼 눈치나 보는 조수 역할만 하고 있으니 그 책임은 결과적으로 그를 선출한 국민들이 져야 할 것이다.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 어떤 내용이 합의될지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다음 번 글에서는 미국인 일반이 가지고 협상과 합의에 이르는 방식에 대해 몇마디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