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의 남북 연합은 북한 집단이 70년 동안 한번도 바꾸지 않은 공산화를 위한 꿈을 실현해 주는 절차에 불과하다 얼마 전 어떤 할머니와 대화를 나눈 일이 있다. 전혀 세상 돌아가는 일과 관련이 없을 듯한 그 할머니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판문점에서 만나 대화를 하는 장면을 보았던 모양이다. 그 할머니 말씀이 "김정은이가 대통령 같고 문재인은 비서실장 같더라"고 말해서 웃었던 일이 있다. 그 분은 순전히 대담 과정에서의 모습과 행동만을 보고 직관적 평가를 한 것이지만, 남북 회담과 미북 회담 성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의 문재인의 역할을 보면 내용면에서도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비서실장 노릇을 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결국 한반도 운명의 키를 쥐고 있는 사람은 김정은이며, 김정은과 트럼프의 담판 결과에 따라 한반도의 진로와 운명이 결정되게 되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선택했는데 남북 관계에서 비서실장 노릇이나 하며 김정은과 트럼프의 심부름꾼 노릇이나 하는 현실은 실망스럽다. 김정은은 이번 미북 회담에서 비핵화를 선언 하겠지만 문제는 그 이후가 더 위험하다.

순전히 아마추어의 시각에서 전망하는 것이지만, 미북 관계에서의 문제와 맞물려 남북에서 진행되는 일련의 사태들을 일별해 보면 문재인과 김정은은 사이에 어떤 밀약이 있었고 그 밀약을 지키기 위하여 각자의 영역에서 정지 작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엊그제 좌파 학자를 대표하는 백낙청 그룹이 '남북연합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던 것은 문재인과 김정은의 밀약을 대변한 것으로 판단된다. '낮은 수준의 연방제'를 '남북연합'이라는 용어로 바꾸어 국민들의 연방제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키려는 술책으로 그같은 용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북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각자의 영역에서 동질성을 회복에 하면서 평화적 공존을 하는 것을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으랴. 최종적으로 한반도의 통일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그런 상태를 상당 기간 지속시키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이 되는 필수적인 과정으로서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과정이 이론대로 흘러갈지에 대한 결론은 명확하다. 그것은 한반도 통일을 위한 과정이기는 하되 공산화를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김정은과 북한의 군부 세력이 3대 세습 공산 정권을 포기하고 자유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정체를 받아들이는 결단이 선행되지 않는 한 공염불에 불과하다. 이런 식의 남북 연합은 북한 집단이 70년 동안 한번도 바꾸지 않은 공산화를 위한 꿈을 실현해 주는 절차에 불과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남북연합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모르지만, 적어도 남북한이 특정 분야에서 연합국가의 형태를 취하고 그것이 국제적으로 승인을 받는 순간 남한이 공산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연합국가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태는 국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내국의 문제로 환원된다. 공산국과 대한민국의 군대가 충돌하더라도 그것은 국가간의 전쟁이 아니라 내전이 되는 것이다. 내전이 일어나면 미국도 도울 수가 없다. 더구나 미북간에 종전 선언이 합의된 후에는 더욱 그렇다. 연합국가 내에서 대한민국의 군대 그룹이 북한 그룹의 군대를 공격할 일은 없겠지만 북한 그룹의 군대가 남한 그룹의 군대를 무장 해제 시키기 위하여 공격을 하는 순간이 바로 한국 공산화 통일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그것은 전쟁이 아니라 하나의 쿠데타가 되면서 모든 상황은 종료되는 것이다. 공산 통일이 완성된 후의 일은 그야말로 그들 식의 혁명이 진행될 것이다. 그들의 혁명이라는 것은 별 것 아니다. 잠재적인 위협 세력을 숙청하는 것이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은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도박이 그 추종 세력들이 뜻하는 대로 자유민주주의 정체를 지속시키면서 평화적인 통일이 성취될 확율이 1%라면 공산화 통일의 가능성은 99% 정도는 되지 않을까 판단된다. 모든 것이 김정의의 숨은 의도에 한반도의 운명이 맡겨져 있다. 문제인 대통령은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김정은의 비서실장 노릇을 하고 있다는 앞서의 할머니 말씀이 결코 직관적 평가가 아니라 문제의 핵심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