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을 획득하려면 조직은 남아 있어야 하고 지금으로서는 한국당 외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어쨌다고요? 홍 대표가 막말을 해서 이번 선거에 졌다고요? 그렇다면 홍 대표가 없었더라면 이겼을까요?

홍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홍 대표가 설사 막말(?)을 했기로서니 이재명이 자기 형수에게 대놓고 한 욕질에 비할 수가 있나요? 그 욕질 한번 들어봤습니까? 홍 대표의 발언들이 막말이라면 이 氏의 욕질은 국민들에게 '랩(rap)'으로 들렸을까요?

이 氏의 당선이 홍 대표의 책임(공헌)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우익의 망조는 오랜 시간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어느 분이 말합니다. '지도자가 국민들을 잘못 이끌었고, 신문 방송이 국민들을 잘못 이끌었고, 전교조가 아이들을 잘못 이끌어서'라고요. 이 속에 진리의 일면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다 최태민의 딸이 불쑥 튀어나오면서 흥분된 국민들의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한 때문입니다.

그러면 국민들을 잘못 이끈 지도자부터 살펴볼까요? 총부리를 밖으로 향하지 않고 안으로 겨눈 어리석은 이가 있었지요. 김영삼은 전두환·노태우의 비리를 겨냥하기 전에 김대중의 비리를 겨냥했었어야 했습니다. 김대중 비자금 조사를 못하게 할 게 아니라 이인제의 딴살림을 막았어야 했습니다. 일본 버르장머리가 아니라 북한 버르장머리 고치는데 주력했어야 했습니다. 자칭 첫 '문민정부'에서 빨갱이들부터 눌러놨어야 했는데 그 용기와 능력(투사 기질)을 엉뚱하게도 우익 말살에 쏟아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풍조가 생겼습니다. 좌익들의 눈치를 슬슬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소위 '독재 프레임'에 걸려든 것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다 들어줬습니다. 결과는 어떻습니까? 당시 폭력 난동자들은 모두 국가(민주) 유공자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이미 게임이 끝난 게지요.

그리고 또 살펴볼까요? 노무현 탄핵 때는 반대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난동을 부렸습니다. 의장석을 향해 신발을 벗어던지고 집기비품을 때려 부수고 바닥에 드러누워 발광질을 했습니다. 박근혜 탄핵 때는 한 놈도 그런 놈 없었을 뿐 아니라 반대해야 할 놈들이 앞장서서 탄핵에 나섰습니다. 놈이라 해서 또 막말 시비에 걸릴지는 모르겠으나 소위 친박의 좌장이라는 최경환도 기권했다.

재계(財界)는 또 어떻습니까? 재계는 우익 편이라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노조가 드세면 재계에도 이를 제어할 힘을 갖춰줘야 했습니다. 누가요? 바로 우익입니다. 그런데 '정경유착'이라는 프레임에 걸릴까 슬슬 피했습니다. 부자 편 소릴 들을까봐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좌익들이 재계를 괴롭혀도 이를 막아주기는커녕 '더 미운 시누이 짓'만 해왔습니다. 재계에선들 좌익들이 겁나지 우익들 눈치 볼 일 있겠습니까?

2008년 광우병 난동 시 폭력 시위를 옹호해주지 않는다고 좌익들은 언론사를 찾아가 행패를 부렸습니다. 조선일보 간판이 부서지고 출입문 유리가 산산조각 났습니다. 동아일보도 회사 깃발이 강제로 끌어내려지고 간판과 출입문이 박살 났습니다. 그리고 두 언론사 사옥은 쓰레기 더미가 되었습니다. 아마 혼줄이 났을 것입니다.

박근혜 탄핵 반대 태극기 시위대는 참으로 신사였습니다. 언론들이 노골적으로 편파보도를 했고 거짓과 왜곡 조작이 난무했습니다만 그러고도 언론사들은 무사했습니다. 촛불 떼들이었다면 JTBC는 아마 방송 중단 사태가 벌어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언론도 좌익들에게 길들여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길들여진 언론이 무자비하게 우익을 공격한 것입니다. 입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줬어야 했는데 아쉬운 일입니다.

전교조 활동은 5·18 특별법과 함께 우익이 망하게 된 요인 중에 핵입니다. 어느 국회의원 한 분이 용기를 내어 전교조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좌익들로부터 집중적으로 난도질당하고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끝내 봉급(세비)까지 압류당했습니다. 일부 우익에서 동정의 손길을 보내는 듯했으나 소속 국회의원들은 대개 외면하다시피 했습니다. 불똥이 튈까 봐 거리를 뒀습니다. 국회의원 특권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황교안 총리가 나서서 법외 노조화시켰습니다만 좌익교육감들에 의해 해산되지 않고 살아남았습니다. 교육감 자리도 우익에서 서로 해 먹으려다 넘겨준 것입니다.

역사교과서는 전교조 못지않은 우익 파괴 요인입니다. 좌익 교과서는 전교조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좌익 좀비로 만들어 내보내는데 무슨 수로 이들을 바로잡을 수 있겠습니까? 황교안 총리가 나서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좌익교육감들과 전교조가 한 패가 되어 결사코 이를 막지 않았습니까! 교육감들은 국정교과서를 쓰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고, 전교조는 무리를 지어 학교를 찾아가 협박을 했습니다. 이때 태극기를 든 사람들은 다 어디에 있었습니까? 정작 태극기 물결이 필요했던 곳에 태극기는 없었습니다.

이번 지방 선거에서 홍 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후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저 혼자서 해보겠다 이 말이지요. 참 가상도 합니다만 그런 놈이 무슨 한국당 후보입니까? 그런 식으로 따로 놀다가 결국 이 꼴이 난 줄을 모르겠지요? 그리고 뒤에서는 이런저런 빈정거리는 자들도 많았습니다. 당 대표와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잘났든 못났든 똘똘 뭉쳐 눈물겨운 투쟁성을 보였을 때 아군에게는 희망을 적군(이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다)에게는 경각심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사기(士氣)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레 쫄고 구차스러움을 보였으니 국민들이 보기에 얼마나 한심스러웠겠습니까?

홍 대표가 잘못한 것 하나는 있습니다. 김영삼에 대한 분노가 필자 한 사람만은 아닐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그의 사진을 이승만·박정희와 나란히 걸었습니다. 김영삼은 죽을 때까지 박정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우익 정체성은 이 부분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김영삼이 잘할 수가 있었습니다. 천성이 투사 기질이 있어 올바른 생각만 했더라면 멋진 역사를 썼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총부리를 바깥이 아니라 안으로 돌리는 어이없는 짓을 했습니다. 전두환·노태우 비리를 겨누기 전에 김대중 비리를 겨누었어야 했습니다. 또한. 김대중 비자금 조사를 막을 게 아니라 이인제가 튀는 것을 막았어야 했습니다. 일본의 버르장머리 대신 북한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는데 집중했어야 했습니다. 아군 진지에 난사를 했으니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지요.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조건 뭉치자고만 해서도 어렵고, 더 폭삭 망하고 난 다음을 봐야 한다는 것도 화풀이로 하는 욕으로 들립니다. 마침 류근일 선생께서 한 가지 안(案)을 내셨습니다. '자유한국당의 현지도부는 총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가되, 심재철, 김진태, 전희경 비대위를 만들면'이라는 희망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찬성입니다.

좌익의 득세도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정권을 획득하려면 조직은 남아 있어야 하고 지금으로서는 한국당 외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조직을 제대로 만들어놔야 합니다. 자체에서 정리가 안 되면 지지자들이 정리해줄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우익 애국 국민 여러분, 광화문 거리가 아닌 한국당 당사로 모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