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들 방식으로 하지 않으면 모두 가짜라는 식의 보수 인사 폄훼는 피해야 되지 않을까. 지방 선거가 끝나 자유한국당이 참패한 것으로 드러나자 많은 사람들이 참패의 원인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하면서 자유한국당의 미래에 대해 비관론을 말하고 있다. 필자도 친구의 권유로 태극기 부대의 단톡방에 들어가 그들의 활동을 유심히 관찰하였다. 본인 생각에 좋다고 생각되는 글이나 유튜브를 링크 시키거나 경우에 따라 필자의 의견도 올려 보았다.
이들의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대체적으로 태극기 부대원 외에 다른 사람들은 보수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유튜브 방송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J씨도 보수가 아니고 C씨도 보수가 아니고, 공안검사 출신의 유명한 보수 인사 K씨도 보수가 아니고 국회의장 출신 P씨도 보수가 아니고…홍준표 욕은 밥상에 김치가 오르듯이 빠지지 않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김성태 김무성은 막말 정도가 아니라 무슨 김정은이보다도 더 나쁜 사람으로 매도하는 모습들이었다. 그래서 필자가 한 마디 글을 올렸다. 그러면 보수는 누구?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다. 이들이 지난 지방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를 했을까? 아마도 기권한 사람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대다수의 인사들은 자유한국당에 투표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순전히 본인의 추측이다. 그런데 선거 결과가 나오자 그들은 한결같이 태극기 부대의 심판을 받아 패배했다는 글들을 많이 올렸다.
엊그제는 어떤 공지가 올라왔다. '긴급 집회 안내'라는 공지의 글이다. 그 공지 사항에는 대체적으로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당의 2중대라는 비난을 비롯하여 자유한국당을 비방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같은 공지 사항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6·13 지방 선거의 참패는 선거에서 이기고 개표에서 졌다고 보아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며 부정 개연성이 높은…"
이분들의 생각을 종잡을 수가 없다. 자신들이 배신자들을 심판함으로써 자유한국당이 참패한 것처럼 글을 올리더니 다른 글에서는 사실상 선거에서는 이기고 개표 부정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는 모순된 내용을 공지하니 글을 읽는 사람으로서는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다. 실질적으로 이겼다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의 심판을 받아 패배했다는 것인가.
태극기를 들지 않으면 비애국자인가?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재능을 발휘하여 애국을 하면 되는 것이다. 역할 분담을 하면 안되나. 그분들의 순수한 애국심을 의심하지는 않지만 자기들 생각대로, 자기들 방식으로 하지 않으면 모두 가짜라는 식의 보수 인사 폄훼는 피해야 되지 않을까. 그런 독선이 오히려 우파 분열을 증폭시키고 종국에는 우파 단합을 저해하는 계륵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들이 얼마나 많은 세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선거에서 승리를 견인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분열을 조장하고 선거에서 우파 후보를 떨어뜨리는 능력은 충분히 있다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