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에 있는 미륵사지 석탑이 일단 복원됐다고 한다. 밀인즉슨 복원이지만 원래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고증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복원을 진행한다’는 문화재 수리·보수 원칙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고증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복원' 된 것을  후세 사람들은 '복원'이라 하고 사는 셈이다. 

아무튼 잘 된 일이다. 문화는 배가 불러야  생기고 발전하듯이 우리가 밥술이나 뜨게 됐으니까 '복원'의 좋은 시대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문화재 복원 때마다 우리 언론은 어김 없이 다는 토가 있는데 그 토가 문화재를 대하는  수준을 내보이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가운데 그렇다면  오랜 세월에 풍화되어 파괴되고 분해 되든 말든  차라리 그대로 놔둬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번 미륵사지 석탑 복원 완성을 경축하는 기사에서도  언론마다 일제를 탓하는 토를 달았다. 오늘 동아닷컴은 <시멘트 땜질 벗고 눈부신 백제의 자태'>라는 제목으로 그 기사를 실었는데 서두는 이렇다  '우리나라 최고(最古)이자 최대(最大)의 석탑인 전북 익산시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이 20년간의 보수공사를 끝내고 재탄생했다. 1915년 일본이 붕괴된 면에 콘크리트를 덧씌워 흉측하게 남아 있던 모습을 완전히 거둬 냈다.'  일본이 붕괴되었던 석탑을 수습. 정리해서 콘크리트로나마 세워놓은 것을 콘크리트로 흉칙하게 덧씌웟다고  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여러 이름난 문화재가 그러하였듯이 우리 선대는 다 허물어진 우리 문화재를 찾아 돌보기는커녕 그냥 버려둔 채 잊고 살았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문화재를 돌볼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던 것을 일본이 그 당시로서는 첨단 기술과 재료를 사용. 다시 일으켜 세운 문화재가 수두룩하다  미륵사지 석탑 역시 그러하였고, 1998년 구조안전진단 결과 콘크리트가 노후화되고, 구조적으로 불안하다는 판단에 따라 비로소 해체·복원 작업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일본의 저 콘크리트가 노후되지 않았다면 복원할 생각을 먹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런 사정과 상황은 못 본 척하고  일본이 콘크리트를 사용한 것만 강조하니 원래대로 왜 돌로 복원하지 않았느냐고 나무라는 투다. 우리도 해방 후 53년 만에 겨우 복원을 시작하게 된 일을 말이다. 선조의 문화재는 고급인데 후손의 인성은 저급하다 하겠다 .
이제 우리네 살림과 기술도 문화재를 살필 수준에 이르렀으니 문화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또 복원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제가 콘크리트를 덧씌웠니 어쩌니 하는 말은 하지 말아야 옳다. 일본이 콘크리트로써나 나마 세워둔 것은 남의 문화재도 문화재로 대우한 고마운 정서이며 인류의 재산인 문화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을 애석하게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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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윗 사진은 1910년 일본의 조사자료이며 아래 사진은 1915년 일본이 보수해 세운 사진인데 동아일보는 다음처럼 캡션을 달아 놓았다

'1915년 일제가 긴급 보수를 명목으로 콘크리트로 덧씌우면서 80여 년간 유지됐던 흉물스러운 모습'

-동아일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