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웃통을 벗어젖히고 있는 라커룸에 여자가 불쑥 들어갔다. '영부인'이 아무 데나 갈 수 있는 마패가 아니다. 남의 아내를 높여 말할 때 영부인(令夫人)이라 하고 대통령의 부인에게도 그렇게 말한다 언론에서 대통령의 부인을 영부인 영부인 하니까 '영부인'이란 말에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는 듯해 보이지만 그렇지는 않다. 역대 대통령 부인들은 대체로 말수가 적으면서 대중 앞에 잘 나서지도 않았는데 오히려 숨어서 하는 봉사 활동은 많이 했다. 그래선지 그분들께는 '영부인'이란 말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김대중의 처(妻)에겐 영부인이란 말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를 않는다 노욕(老慾)과 노추(老醜)라는 말이 있듯이 나이가 들어서는 약간 손해보는 듯이 살아야 하는데 그렇게 해도 칭찬을 듣기는 어렵다. 그런데 그의 경호를 경찰이 아닌 청와대에서 맡기 위해 벌써 몇 번 법개정을 한 걸로 안다. 청와대 경호 기간이 법상으로 끝났음에도 그 단 한 사람을 위해 법 개정까지 했었는데 다시 또 연장하기 위해 몇몇 국회의원들이 개정 법안을 제출한 바람에 국회에 계류중이라는 것이다. 이희호 씨만 영부인인 게 아니라 다른 영부인도 계신다. 그 '영부인'들에게는 그러지 않으면서 유독 이희호 씨에게만 특별 대접하는 것은 보통 큰 문제가 아닌데 한 사람을 위해 법까지 뜯어고친다는 것은 그가 법 위에 군림한다는 다른 표현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의 이번 행동은 너무 천박했다. 남자들이 웃통을 벗어젖히고 있는 라커룸에 여자가 불쑥 들어갔다. 월드컵 축구 한국 대표선수를 격려하러 간 거라고 우기겠지만 그런 식의 격려는 아니 함만 못하다. 선수들이 性的 수치심을 느꼈다고 말한다면 뭐라고 답할 것인가? 영부인에겐 그런 게 통하지 않는다고 말할 텐가? '영부인'이 아무 데나 갈 수 있는 마패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