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했다. 박근혜는 그 전쟁에 졌을 뿐이다. 박근혜를 욕하는 것은 시체에 매질하는 격이다. 요사이는 我와 非我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분별력이 저하된 탓이겠는데 이렇게 된 데는 친북 정치인의 엉터리 용어 사용 책임이 크다. 한 예로써, 법안 발의를 하면서 인권을 막는 내용을 두고 인권법이라 이름 달고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이면서 차별금지법이라 하는가 하면 굴욕적 남북회담을 평화, 퍼주기를 경제협력이라 말한다. 조지 오웰의 1984에서 힌트를 얻었을 수 있다.

말은 만사의 시작이라는 말이 있듯이 말을 엉터리로 하는 판이니 다른 행동은 엉터리를 넘어 상상을 극한 짓도 가능할 것이다.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그런 모습이 특히 두드러지는데 상대 정당의 약자를 선택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약자에게 투표해 주는 일이 일상화 돼 버렸다. 我와 非我의 구별이 까마귀 암수 구별만큼 힘들게 된 것이다.

정치인만 그런 게 아니고 선동된 일반인은 더하다. 한국당의 선거 패배를 비판하는 사람과 친박을 욕하는 자들 중에는 민주당 지지자가 숨어 있다. 한국당 지지자인 것처럼 가장, 한국당을 아끼는 듯 자기 조언을 내세우지만 자기네의 이익을 위해서 조언하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한국당 비판을 이젠 그만하자고 주장했지만 아직도 장삼이사(張三李四)에서부터 세칭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한국당을 때리고 있다. 언제는 한국당을 도우기라도 한 양,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말을 써가면서 한 달 가까이 선거 패배를 욕하고 있다.

親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친박에 대해 다소 동정적인 글을 쓰거나 反朴에 대한 비판 글을 쓰면 단박에 험상궃게 나온다. 주저없이 '친박놈들' '박근혜 똘마니' '친박 새끼들'이라 하는 것이다. 박근혜와 친박을 가장 비토하는 무리가 누군가? 문재인 정권과 그 지지자들이다. 박근혜와 친박을 나쁜 인간으로 몰면 몰수록 자기들의 횡포가 정당화되기 때문이고 촛불 난동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칭 애국우파라는 사람들조차 거기에 편승, 친박 때리기에 신이 났다. 저들은 애국 우익이 아니라 문재인 지지자들일 가능성이 많다. 반면에 문돌이들이 반박을 향해서는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탄핵 마당에서 자기들과 같이 놀았고 이념상으로도 차이가 없는데 굳이 반박을 욕할 필요가 없을 것이며, 반박이 당권을 쥐면 숨어서 자기들을 돕겠기에 더 좋은 일인데 욕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반박에 대한 건설적 비판을 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친박'이라는 용어에서 보듯이 친박의 구심점은 감옥에 있고 그들은 권력을 잃었으므로 말로만 친박이지 무엇 하나 마음껏 할 처지가 못 된다. 그러나 반박은 당권을 쥐고 있다. 그렇다면 우익이, 친박을 비판해야 하겠는가? 반박에게 타당한 비판을 해야 하겠는가? 당연히 권력을 쥔 쪽을 나무라고 칭찬하고 이끌고 또 채찍질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박의 잘못된 활동을 비판하기라도 할 양이면 그 즉시 친박으로 몰아 세운다. 문빠들이 문재인에 대한 비판을 용납 안하는 것과 닮았다. 당연히 해야 할 비판에도 저렇게 나오는 것을 보면 저들이 과연 애국 우익일까 하는 의심이 생긴다. 그리고 반박에 대한 단순 비판과 반박의 활동에 대한 비판을 분별도 못하고 화부터 내 버리면서도 자칭 애국우익이라 칭하는 데는 어안이 벙벙해진다. 역으로 친박이 당권을 쥐고 있다면 당연히 친박을 감시하고 나무랄 일이다.

모택동은 정치는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했다. 박근혜는 그 전쟁에 졌을 뿐이다. 그리고 이미 흘러간 과거가 되었다. 과거를 아무리 몽둥이질해도 현재가 좋아지지는 않지만 현재에 회초리를 들면 미래가 보장된다. 그렇다면 초상집 같은 친박을 비판해야 하겠는가, 당권을 쥔 반박을 비판해야 하겠는가? 물론 정책에 대한 비판은 어느 쪽에라도 해야 하지만 친박을 욕하는 사람들은 정책은 볼 것 없이 그냥 친박이라서 손가락질 한다.

친박을 욕하는 것은 박근혜를 욕하는 것인데 시체에 매질하는 격이다. 그는 어쩌면 90살이 되어야 감옥문을 나올 지도 모르고, 동무나 친구가 원수로 변했으니 죽는 것처럼 슬플 것이다. "엎어진 사람을 밟지 말라"는 가르침은 박근혜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에라스무스 평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싸움에서 패배자로 남은 그의 비극적 운명은. 우리로 하여금 그를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