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나쁘면 중간에서 거간꾼 노릇 한 사람이 비난 받는 건 당연하다. 결과가 나쁘면 중간에서 거간꾼 노릇 한 사람이 비난 받는 건 당연하다.
처음 北美 정상회담 발표가 나왔을 때 나도 다른 분들처럼 분노했었다. 가장 나중에 주어야 할 큰 선물을 시작단계에서 대가 없이 주는 것처럼 어리석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근데 지금 와서 다시 보니, 오히려 그게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2018년 2월 평창올림픽부터 6월12일 북미정상회담까지 4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보여줄 건 다 보여준 결과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김여정 訪南부터 시작해, 판문점 南北정상회담을 거쳐 北美정상회담까지 화려한 보여주기 쇼가 이 짧은 기간에 압축해서 펼쳐졌고, 이젠 더 보여줄 꺼리도 없다. 총선을 2년, 대선을 4년 남겨둔 시점에서 보여주기 쇼가 다 끝나버렸으니 '쇼통령' 문재인을 비롯한 청와대 쇼쟁이들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아쉬운 일이 없을 것 같다. 조금씩 조금씩 나누어서 길게 우려먹어야 할 이벤트를 불과 넉 달 남짓한 기간 동안에 다 보여줘 버렸으니 밑천이 바닥난 셈이다.

가장 나중에 해야 할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미 다 해버렸으니 이젠 더 보여줄 것도 없다. 더 보여주는 건 고사하고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지 아직 한 달도 안됐는데, 벌써 미국 朝野에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니, 좌파집단으로서는 설상가상이다.

처음부터 비핵화 할 의지도 없는 김정은에게 트럼프와 폼페이오가 완전 당했다는 것이 드러나면 두 사람의 입장에서는 세계적인 개망신이다. 그러나 再選을 노리는 트럼프와 국무장관 이후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야심가 폼페오가 완전 물먹었다고 판단하면, 그 원망은 문재인을 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현재의 구도는 문재인이 나서서 설치는 바람에 형성된 것이다. 그러니 결과가 나쁘면 중간에서 거간꾼 노릇 한 사람이 비난 받는 건 당연하다. 옛말에도 중매 잘 못하면 뺨이 석 대라고 하는데, 김정은에게 속아 시간만 벌어주고 자신들은 완전히 바보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되면 그 분노는 김정은뿐만 아니라 문재인에게도 향할 것이다.

무슨 짓을 하든 70%의 지지를 보내주는 국민들도 미몽(迷夢)에서 깨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희망적은 상상을 해본다. 총선을 2년, 대선을 4년이나 앞둔 시점에서 쇼쟁이 정권의 밑천이 드러나는 것은 보수애국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라고
본다. 이젠 더 벌일 쇼도 없고 더 보여줄 이벤트도 없고, 오직 결과에 대한 냉정한 심판만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