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훔쳐야만 도둑이 아니다. 피 같은 세금을 무책임하게 낭비하는 것도 도둑이다. 일반 기업체에 다니는 회사원으로서 본인이, 지난 10년간(2008~2017) 급여에 대해 국가에 납부한 세금 총액은 이렇다.

-89,761,710원.

이 중 소득세는 81,601,470원(90.91%), 주민세는 8,160,240원(9.09%)이다. 10년간 세금으로 매년 평균 900만 원 가까이를 납부했다. 특히, 최근 2년은 승진 등으로 급여가 높아져, 2016년, 2017년 각각 2000만 원 이상의 세금을 납부했다. 중간에 해고되지 않고 정년까지 간다면, 앞으로 이 수준 이상의 세금을 계속 납부하게 될 것이다. 남들 다 내는 세금 내는 주제에 무슨 유세냐며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매년 이렇게 꾸준히 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 것은, 몸 담고 있는 기업이,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뼈를 깎는 혁신 등을 통해 성과를 지속 창출하는 가운데 임직원에 대한 고용을 계속 유지하고 급여 또한 지속적으로 올려주는 덕분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부쩍, 내가 내는 이러한 세금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전에도 내가 내는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을 안 했던 것은 아니다. 例를 들어, 국가를 위해 희생하거나 다친 유공자들(6·25, 베트남전, 천안함 등)에게 들어가는 세금은 전혀 아깝지 않다. 하지만, 이른바 '민주화' 관련 온갖 명목(특별법 등)을 앞세워 각종 보상금 등으로 투입되는 세금은 개인적으로 아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으며, 공무원에게 일반 국민보다 훨씬 높은 연금혜택을 보장해주기 위해 투입되는, 공무원 연금 보전用 세금 또한 정말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런 것은 약과였다. 문재인 정권하에서 최근 벌어지는 일들은 기가 막힐 지경이다. 이미 진상이 밝혀진 해상교통사고에 대해 피 같은 국민들의 세금이 배상 명목으로 거액 투입되어야 하는 현실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反기업 정책으로 인한 투자위축의 결과로 발생한 청년 실업에 대해서도 선심성 세금이 거액 투입되고,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촉발된 자영업자들의 손실도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방안까지 검토되는 모양새다. 아울러, 그렇지 않아도 공무원 연금을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것도 짜증이 나는데, 문재인 정권은 또 이런 공무원 규모를 계속 늘리겠다며 고집 부리는 중이다.

기업과 국민들이 산업 전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고생해서 납부하는 피 같은 세금을, 문재인 정권은, 이처럼 마치 자기 돈 쓰듯 선심 쓰며 마구 물(水) 같이 낭비하는 중이다. 순전히 자기들(문재인 정권)의 정책 실책으로 발생한 치명적 부작용들(높은 실업률, 자영업 위기 등)을 겸허하게 반성하고 책임져도 모자랄 판에, 세금을 마구 투입해 책임을 피해가려는 문재인 정권은, 심각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정권이다.

이들(문재인 정권)이 이처럼 아무 거리낌이나 죄의식 없이, 세금을 마구 낭비하는 배경에는, 은연중 '세금 모자라면 또 기업이나 부자들 쥐어 짜면 해결된다'는 식의 안이하고도 무서운 생각을 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이 '가렴주구'라고 했다. 기업과 국민들이 납부한 피 같은 세금을 이토록 우습게 아는 문재인 정권이 바로 21세기판 가렴주구가 아니고 무엇이겠나? 국민들로 하여금, 내는 세금을 아까운 것으로 느끼게 만들고 분노하게 만드는 정권은 이미 실패한 정권이다. 물건을 훔쳐야만 도둑이 아니다. 피 같은 세금을 무책임하게 낭비하는 것도 도둑이다. 세금으로 자신들의 실정을 덮으려는 문재인 정권은 지독한 세금 도둑 정권이라 할 것이다.

☞가렴주구(苛斂誅求)
가혹(苛酷)하게 세금(稅金)을 거두거나 백성(百姓)의 재물(財物)을 억지로 빼앗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