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5년 만에 일자리 천국을 만들 수 있던 가장 큰 요인은 한 마디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란 상식에 충실한 덕분이다. 2018. 8. 28. 매일경제(주요내용 발췌)

<<아베 신조 총리 재집권(2012년 12월) 이후 일본에서 늘어난 일자리만 447만 개에 달한다. 아베 총리 집권 기간(66개월) 동안 월평균 6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6월까지 한국에서 21만 개 일자리가 느는 동안 일본에서는 일자리가 187만 개나 증가했다. 일본 경제 규모는 한국에 비해 3.2배가량 크다. 3배의 경제 규모를 지닌 일본이 우리보다 7배 이상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 갈수록 일자리 증가가 줄어 한국이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일자리 증가폭이 5000개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양국 간 차이는 갈수록 벌어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 지난 6월 일본의 월간 일자리 증가폭은 104만 개(전년 동기 대비)였고, 한국은 10만 개 선이었다.

숫자만 늘어난 게 아니다. 일자리의 질도 좋아지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정규직 지원자 1명당 몇 개의 정규직 자리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규직유효구인배율은 1.13배(6월)다. 100명에게 정규직 자리 113개가 열려 있다는 얘기다. 후생노동성이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최고치다.

일본이 5년 만에 일자리 천국을 만들 수 있던 가장 큰 요인은 한 마디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란 상식에 충실한 덕분이다. 정부 주도의 규제개혁을 단행하고 재계와의 소통을 늘려 기업이 불편 없이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고, 기업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일자리를 대폭 늘렸다. 아베 총리는 휴가 중이던 지난 19일에도 미타라이 후지오 게이단렌 명예회장을 비롯해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전 회장, 와타리 후미아키 JX홀딩스 명예고문과 필드에 나섰다.

흥미로운 점은 아베 총리 취임 후 만들어진 각종 위원회 중에 '일자리'를 직접 내건 위원회가 없다는 것이다. 일자리는 결과물일 뿐이란 얘기다. 또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정부 예산을 쏟아붓는 일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경우 등 최소한에 그쳤다.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구호는 없었지만 기업과 경제가 활력을 찾으면서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늘었다. 각종 위원회와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늘리는 한국과 대조된다.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리자 구직자가 '을'에서 '갑'이 되면서 임금이 올라가고 대우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일본 47개 광역지자체 중 정부의 지역별 최저임금 권고 수준보다 더 인상폭을 늘려 잡은 곳이 절반가량인 23곳에 달했다. 이직을 막기 위해 정규직 전환 등에다 처우 개선에 나서는 기업도 늘고 있다. 야마토운수는 약 3000명에 달하는 트럭운전사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자는 모두 정사원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화장품회사인 시세이도 역시 국내 3개 공장의 기간제 사원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에 나섰다. 기업들의 직원 대우 개선과 함께 정규직 숫자는 2015년 8년 만에 증가로 돌아선 뒤 3년 연속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