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경제는 더욱 그렇다. 잘 모르면 겸손해야 한다! 근본에 충실해야 한다. 실업이 문제라? 그럼 정부가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 되겠네? 필요하면 통계도 다시 내 보고…

하긴 그는 전에도 “일자리를 민간만이 만든다는 것은 독단”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정부가 최대의 고용주'란다. 그러면서 공무원 뽑는데 3조 8000억 원을 쓰겠다고 한다. (이게 자기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도 아닌데…)

170여 년 전 프랑스의 프레데릭 바스티아가 '법'이란 유명한 책에서 지적한 바도 있다. 정말 공무원이 필요해서 채용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실업자를 구제하기 위해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다.

도대체 '정부가 최대의 고용주'라거나 '소득주도 성장' 같은 식의 경제학은 어디서 배운 것인가? 족보라도 있는 것일까? 정부는 스스로 자원을 창출할 수 없다. 단지 민간으로부터 이전받을 뿐이다. 정부에 의한 일자리 순증은 없거나 오히려 감소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그는 뭔가 어깃장을 놓고 싶은가 보다. 그래서 그는 나중에 아마도 “그럼 정부가 조합이건 회사이건 삼성이나 현대보다 더 큰 것을 만들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건 필시 성공하지 못한다. 효율성이 아니라 책임이나 합법성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 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그건 하고 싶어도 못할 것이다(공산주의가 아니라면…).

얼마 전 서울시청에 걸린 현수막을 보니 결제 수수료가 없는 ‘서울페이’를 만든다고 하던데, 이 역시 같은 발상으로 보인다. 무상으로 그런 제도를 운영하려면 비용이 들 텐데 이는 당연히 서울시민이 낸 세금으로 충당된다. 사업자가 아닌 일반 시민이 왜 그런데다 세금을 내야 하나.

그는 “어떤 경우에도 국민연금을 못 받는 경우는 없다.”고도 했다. 맞는 말이다. 처음 그 제도를 만든 김종인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도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기자 양반들 뭘 잘 모르시는가 본데, 만약 그렇게 되면 세금으로 주는 거예요”라고….

그런데 생산 인구는 감소하고 세금은 잘 걷히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되나? 그리스처럼 외국에서 돈을 빌려와서 주면 된다? 그러나 그 지경이 되면 잘 빌려 주지도 않을 것이고 이자율도 높을 것이다. 정 안 되면 돈을 찍어서라도 줘야 한다. 그러니 어떤 경우에도 국민연금을 못 받는 일은 없다는 그의 말은 맞다.

그래서 “당신이 받을 연금이 한 달에 200만 원이지요? 자~ 여기 있습니다.”라면서 약속을 지켰다고 주장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전에 당신이 낸 돈의 가치로 따지면 50만 원, 또는 20만 원도 못 될 수가 있다.

말이 좋아 복지이지 복지국가 원리로 경제를 운용하다 보면 필시 강요된 자선, 근로의욕 감퇴, 생산성 하락, 빈곤, 재정 결핍, 도덕심의 타락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경제 운용의 원리는 뭐니 뭐니 해도 시장원리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 토대 위에서 복지가 이루어져야 한다.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경제는 더욱 그렇다. 잘 모르면 겸손해야 한다! 근본에 충실해야 한다. 어깃장 부리고 꼼수 써서 될 일이 아니다(그러나 아마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고? 그 얘기를 하자면 길어진다. 그래서 이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