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이제 좌파들 몇몇이 모여 장난질을 치기에 딱 알 맞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나라가 바로 서러면 국가를 지탱하는 하부 구조가 튼튼해야 한다. 선동적인 구호 하나로 또는 얼토당토 않는 거짓말로 나라 전체가 통째로 흔들리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목도하노라면 뭔가 대한민국을 지탱할 수 있는 척추가 무너진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스스로 설 수 없을 정도로 하부 구조가 망가졌다는 느낌도 갖게 된다. 대한민국은 이제 좌파들 몇몇이 모여 장난질을 치기에 딱 알 맞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지난 보수 정권 10년 동안 두 번에 걸친 난동, 즉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놓고 광우병 소동을 일으켜 거의 1백여 일 동안 나라가 무법 천지가 되었던 것과, 해난 사고였던 세월호 사건을 시작으로 정권이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이 나라를 지탱하는 뼈대가 망가져도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게 망가졌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사회의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할 지식인들이 하나같이 정치와 포퓰리즘에 매몰되어 있으며, 그나마 경륜을 펼치는 소수의 지식인들조차 온갖 누명을 쓰고 부정적 이미지로 매도되어 반신불수가 됨으로써 이 사회에서는 어른을 찾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몇 달 전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의 인터뷰 내용에 악성 댓글이 달리는 현상을 보고 이 사회가 갈 데까지 갔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경륜가의 생각이 사회에 스며드는 과정은 존경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 존경은 지식과 경험과 지혜를 장착한 인물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사회적 반응이다. 해방 후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지탱해 온 정신적 지주들이 친일파 누명과 독재의 프레임에 속수무책으로 역사의 현장에서 추방되는 현실과 함께 경륜가들의 권위가 뿌리째 뽑히고 있는 현실은 죄파들의 끊임 없는 역사 왜곡과 맞닿아 있다. 대한민국이 출범한 이후 근대화에 이르기까지 역사 현장의 굽이굽이를 함께 하면서 체험적으로 축적한 경륜은 역사 왜곡의 파생적 효과와 맞물려 그들의 생각이 이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경륜가들이 펼치는 현실 진단과 미래에 대한 조망과 전략 등이 한갖 꼰대들의 넋두리로 치부되고 달콤한 마약 같은 언어와 깊은 생각 없이 분풀이 식의 강경 방안을 내놓고 그것이 마치 완전한 해결책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며 경륜가들을 저격하는 자칭 일부 보수들의 행태도 이 같은 현실을 고착화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수는 막 돼 먹은 좌파들과는 달리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중시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나라를 말아 먹으려는 문재인 세력과의 전투에서 존중을 찾고 배려를 찾자는 것은 아니다. 정당 방위가 있는 것처럼 좌파와의 치열한 전장에서는 수단이 문제될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이 보수라고 생각한다면 방법론에 대한 차이에 이론(異論)이 존재하더라도 한편으로는 격려를 하면서 자신의 이론을 얘기해야 한다. 우격다짐 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듯 말하면서 보수 인사들을 폄훼하는 분위기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생각은 자유로운 것이다. 생각이 현실적 적합성을 가지고 있느냐는 별개의 것이다. 인간에게 경험이 축적되듯이 사회와 국가 차원에서도 경험이 축적된다. 그 같은 경험은 역사의 맥락 속에 깃들어 있다. 생각이 현실적 적합성을 가지려면 생각에 대한 객관적 검토와 역사적 반추와 현실에 대한 냉혹한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경륜을 펼칠 인사들의 목소리가 폄훼되는 현실은 이 사회가 무질서와 혼돈이 증폭될 것이라는 예상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 대한민국은 머리만 있고 허리와 다리가 없는 기형 구조의 사회로 변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스럽다. 너도 나도 애국한답시고 백화제방의 생각들을 펼치지만 보수의 대 전략을 이심전심으로 공유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사회의 하부 구조, 즉 기층민이 바로 설 수 없는 상황에서 척추 역할을 해야 할 지식인 사회에서 경륜가들의 목소리가 잦아들 수밖에 없는 이 척박한 사회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좌파와의 전쟁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