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할 일이 많다. 손혜원 더불당 국회의원이 신재민씨의 양심 선언에 대해 머리가 나쁜 사람이 한탕 하려다 실패하고 불발탄 두 개를 터트렸다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렸다가 지웠다는 뉴스를 접했다.

행정고시 중에서도 재경직은 날고 기는 사람들이 합격하는 직군(職群)이다. 그녀가 신재민을 가리켜 머리가 나쁘다고 일갈한 것은 그녀가 얼마나 진영 논리에 빠져 악을 쓰는 여자인지를 보여 주는 실례가 아닐 수 없다. 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하지만 약지 못하다는 말은 할 수 있지만 머리가 나쁜 자가 한탕 하려다 실패했다거나 아니면 모든 것이 돈 때문이라는 식으로 한 인간의 인격을 모독하는 손혜원을 보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게 된다. 고영태를 의인(義人)으로 치켜 세우며 그를 보호해야 한다고 한 여자다. 그런 여자가 표변한 것이다.

필자가 보는 신재민은 너무 순진한 젊은 관료다. 시류에 적당하게 편승을 하지 못한 것이 죄라면 죄이고 문재인 정권에 기대를 걸었던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일 것이다. 신재민 사무관의 주장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닐 수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민간 기업의 경영진을 청와대가 바꾸려 했다는 것과 서울신문 사장도 청와대의 지시에 의하여 찍어냈다는 것이다. 기재부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기업은행을 통해서 아니면 주주권을 행사해서 전 정권이 임명한 경영자들을 찍어낸 것은 사실이 아닌가. 이런 것을 적폐라고 날뛰며 정권을 잡은 것이 현 정권 아니었던가. 신재민이 지적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어디 그런 사례가 한두 건인가. 미사일이 목표를 명중 하듯이 곳곳에서 前정권 인사들을 쪽집게처럼 찍어내고 운동권들을 진입 시킨 것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다만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양심 선언을 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은 삼척 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자살 직전에 구조된 신재민 사무관이 모든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기 바란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이 많다. 김우중씨의 책 제목이다. 그대의 미래에 영광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