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생명이 죽어서야 깨달은 것이 이젠 내 힘으로 살아야 하는구나였습니다. 대량아사가 날 정도의 북한식량난 원인은 내 것이 되지 않은 공산시스템으로 인한 절대 식량의 부족이 기본에 기본 원인입니다.-

보관과 수송이 어려워 식량이 있어도 아사가 난다고 하시는데 맞는 것 같으면서도 정확한 판단이 아닙니다. 북한에서는 보관과 수송문제 해결, 대량생산 위해 옥수수와 벼를 주로 생산합니다.

옥수수는 이삭 채로, 벼는 껍질 채로 각 농장 탈곡장에 보관하면 오래 보관합니다. 또 각 곳에 식량을 분산배치 즉 전쟁 시 수송 곤란을 극복하고 또 한 곳에 두었다가 공격받아 홀라당 타버리지 않게 2호 창고라는 것이 곳곳에 있습니다. 전시를 대비하여 원칙상 반드시 채워 넣어야 합니다.

따라서 햇곡식을 넣고 묵은 곡식을 반출해야 하니-북한사람들은 언제나 묵은 곡식을 주로 배급받게 되지요. 1984년 남한 수해를 돕기 위해 보낸 쌀을 검사하니 1979년산 즉 한 5년 묵은 쌀이어서 여기 분들 냄새나서 못 먹었다고 하는데 북에서는 최고급 보낸 것입니다. 주로 사료 옥수수를 먹는데 입쌀은 오래 묵어도 입밥을 해먹을 수 있는 고급이기 때문입니다.

님이 말씀하신 바대로 보관과 수송이 어려운 것은 정말 사실입니다. 그래서 보관수송이 어려운 과일, 채소, 육류 등은 생산을 극히 적게 합니다. 한편 그런 것을 먹을 수준과 생산여건이 안 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과일 먹기가 참 어려운데 -감기 걸렸을 때 사과 한 알 만 먹으면 날 것같이 귀하며 그 한 알을 한겨울에 먹자면 아마도 일주일치 월급을 바쳐야 할 것입니다. 채소 중에 배추 무를 제2식량이라고 할 정도로 집중 재배합니다. 간장을 담기 위해서입니다.

배추, 무도 수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곳에서 재배합니다. 배추. 무를 주로 생산하기에 고추를 비롯한 그밖에 채소가 귀하기 짝이 없습니다. 제가 아직도 매운 것을 못 먹는 <건강덕분>이 그래서 생긴 것입니다.

1994년 국가식량배급이 끊어진 후 대량아사의 또 다른 주원인은 인민의 수령님이 주시겠지 하는 믿음과 배급을 못 주니 알아서 살라는 소리를 하지 않은 당국의 처사란 악재가 겹쳐 대량아사로 들어간 것입니다.

수백만 생명이 죽어서야 깨달은 것이 이젠 내 힘으로 살아야 하는구나이며 그때부터 국가 배급 없이 개인장사와 개인 뙈기밭농사로 지금껏 살아온 것입니다. 아마도 1990년의 대량아사는 다시는 오지 않을 만큼 주민들이 자체의 내성을 갖추었습니다.

사상 최대의 아사 비극은 <위대한 혁명>을 낳았습니다. 주민들이 살기 위해 시장경제 즉 내부개혁을 단행한 것이나 다름없지요. 이제 개방만 하면 되는데 그게 김 부자 세습통치 때문에 안 되는 것입니다.
(*조선일보 유용원 군사세계 자유게시판 네티즌 이종수 님과의 토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