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도자라면 일반 시민들이 말하는 ‘박근혜 무죄석방’ 구호보다 더 나아간 실현 가능성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홍준표 전 대표가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그만 풀어줄 때가 되었다면서 대표가 되면 두 전직 대통령 석방을 위한 전국순회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대표는 법을 잘 아시는 분이다. 그렇다면 막연히 석방운동을 벌이겠다고 하실 것이 아니라 법적 측면에서 구체적 방법론을 말씀하셔야 한다. 시위한다고 목청 돋운다고 문재인 정부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대통령 특별사면이 되려면 판결이 확정되어야 할 텐데 선고가 너무 늦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확정된 판결도 있어서 기간만료에 따른 구속취소를 기대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그렇다면 한국당이 문재인 정권을 향해서는 일단 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대해 사면을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검찰과 사법부를 향해서는 진행중인 재판의 선고를 특별한 이유 없이 질질 끌지 말라고 해야 한다. 정치 지도자라면 일반 시민들이 말하는 ‘박근혜 무죄석방’ 구호보다 더 나아간 실현 가능성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홍 전 대표는 대표 재임시절에 박근혜 대통령을 제명 출당시켰으면서 이제 와서 전직 대통령 석방을 추진하겠다고 말씀하시니 진정성에 좀 의문이 간다. 박 전 대통령 1심 재판부가 구속기간을 편법적으로 연장시킬 당시 한국당은 이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논평 한 마디가 없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을 진행중이던 재판부가 법원 정기인사에 의해 돌연 다른 재판부로 바뀌게 된 것에 대해서도 한국당 지도부는 이의 제기가 없었다.

사람 죽인 것도 아니고 정상적 통치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갖다가 전직 대통령들에게 징역을 십 년 이상씩 가하는 무례하고 폭력적인 선고가 나왔음에도 한국당이 보여준 모습은 김경수 법정구속에 펄펄 뛰는 민주당의 모습과 너무나 차이가 크다. 뜻있는 당내 몇몇 의원이 불만을 토로했을 수도 있겠지만 뉴스에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것에 대한 언급 없이 석방운동만 하겠다고 하는 소리는 공허하다. 전직 대통령들만 갇혀 계신 것도 아니다. 다른 공직자와 우파 애국지사들 중에도 수감되어 계신 분들이 많으니 그분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