敵은 침공준비가 다 되었는데 이쪽은 사령관 뽑는 것도 유야무야해서야 되겠는가? = 시합은 실력으로 하는 것이지 요행수를 바라서는 안 된다. =
=신사도를 망각하면 보수가 아니다!=

자유한국당 당대표 경선 후보자 6인이 전당대회 연기가 안 됐다고 경선 보이콧 선언을 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식자들은 또다시 보수의 병폐인 적전 분열을 염려하는 듯하다. 그런데 필자 생각에 이는 보수 분열이 아니라 6인이 자멸을 자초한 것이라 여겨진다.

보수의 가치는 룰을 존중하는 것이다. 신사도에 따라 행동하고 스포츠맨십을 따라 처신해야 한다. 웰링턴은 “나의 용기와 기상은 이이튼의 운동장에서 길러졌다”고 말한 바 있다. 축구 선수가 우천이라 시합연기를 요청했지만 심판이 시합 강행을 선언했으면 그에 따라야 한다. 보이콧하면 사후 출전금지 조치를 당할 뿐이다.

전당대회 연기 사유도 전혀 타당성이 없다. 미북회담 날자와 겹쳐 흥행성이 낮아진다고? 사실 일반 국민들은 트럼프·김정은·문재인 쇼에 이미 식상하여, 결과에만 관심이 있지 그 전에 나발 부는 건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2월 27일에 뉴스 보다가 결과는 28일에 나오니까 채널을 돌려버릴 것이다.

그럼 만일 전당대회를 몇 주 연기한다 치자! 문제인 김정은이 짜고 연기된 그날에 김정은이 서울 방문한다 발표해 버리면 또 다시 전당대회를 연기할 것인가? 그보다는 28일에 미북회담이 발표되면 자유한국당은 새로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종북좌파들의 매국 책동에 목숨 걸고 싸워야 할 것이다.

敵은 침공준비가 다 되었는데 이쪽은 사령관 뽑는 것도 유야무야해서야 되겠는가? 이번 보이콧은 누가 봐도 수긍이 안 간다. 그저 지금 상황에서는 황교안이 여론조사 결과 압도적이니 무조건 연기해 놓으면, 그 사이 혹시라도 황교안의 숨겨졌던 흠이라도 발견되어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요행 심리를 바라는 것으로 국민들은 해석한다.

시합은 실력으로 하는 것이지 요행수를 바라서는 안 된다. 이번 보이콧은 홍준표가 주동한 걸로 알려지고 있는데, 홍준표는 큰 정치를 하고 싶다면 윈스톤 처칠을 배워라! 처칠은 1차대전 때 자신이 주도한 갈리폴리 작전의 실패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해군성 장관의 직을 벗어버리고, 최전선에서 중령으로 복귀하여 싸웠다. 지난 번 대선, 총선에서 연거푸 패배했으면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또 오세훈은 주동은 안 하고 동조하여 따라갔다고 하는데, 오세훈은 국민들이 줏대 없는 것, 신념이 모호한 것을 가장 염려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가? 이번의 행동이 그걸 스스로 증명했다고 생각하지 않나? 빨리 뉘우치고 경선 복귀를 선택하라!

잔치는 한번 정해지면 그 날에 하는 게 원칙이다. 그 날에 강추위가 온다고 혼인날자를 미리 공표한 혼주가 날자를 연기하면, 참가하려던 손님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나? “아, 이 혼주가 돈에 욕심이 있어서 부조금을 더 받고 싶어 그런 게로구나!” 오해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