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일은 못했어도 적폐 청산은 잘했다는 평가라도 듣기 바란다.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검찰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직권남용권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장관의 인사권과 감찰권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특히 그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과거 정부의 사례와 비교해 균형있는 결정이 내려지리라 기대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다. 그는 비록 청와대 대변인을 하고 있지만 양심(?)이 있는 사람이다. 과거 정부의 블랙리스트를 빌미로 조윤선을 비롯한 여러 명을 구속시켰으니 김은경은 물론 이와 관련있는 고위 간부들, 청와대 당사자 모두를 공정하게 처리를 해야할 것이다.

블랙리스트가 어디 환경부뿐이겠는가. 정권이 바뀌면 각 공기업에 미사일이 적중시키듯 전 정권 인사들을 모두 솎아내고 그 자리에 문재인 캠프 인사들을 배치한 행태에 대해 전반적인 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자기들이 만들면 체크리스트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

검찰권이 어디까지 허용되며 그리고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뜻은 무슨 의미인가? 공갈 위협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문 정권 출범 후 전 정권을 향하여 무소불위의 검찰권을 남용해온 행태와 검찰의 눈치만 살피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없다가 이제 자신들의 진영에서 빙산의 일각이 드러나자 검찰권을 제어하고 법원에 압력을 넣겠다는 것인가. 지난 2년간 적폐 청산한다고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나라를 황폐화시킨 것은 그렇다 치고 자기들이 설정한 적폐 청산의 기준조차 이제 바꾸어 보겠다는 심산인가.

이제 문재인의 이벤트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말고 김은경과 환경부 간부들은 물론 정부 곳곳에 잠복되어 있는 쌓이고 쌓인 이 정권의 적폐를 과감하게 도려내야 할 것이다. 어영부영 수사를 했다가는 나중에 재수사를 받고 검사와 판사들이 감옥가는 불상사가 재현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문재인이 진정 적폐 청산 대통령이 되려면 청와대 김의겸 같은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소인배가 되지 말고 당신 발 밑에 쌓인 적폐를 과감하게 도려내, 일은 못했어도 적폐 청산은 잘했다는 평가라도 듣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