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母가 흔한 세상이 되었다…이런 사람이 바로 불효자가 아니랴. 다 아다시피 예전에는 사람이 오래 살지 못했다. 그래서 60세가 되면 오래 산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환갑잔치를 했고 그것을 목숨 壽 字를 넣은 수연(壽宴)이라 했다. 사람이 오래 살지 못하니 老父母가 귀했다. 그러다보니 죄를 짓고도 동정심을 얻기 위해 “나에게는 노모(老母)가 있습니다.” 하며 읍소를 하기도 했는데 史劇에서 자주 보이는 장면이다.

그저께 조선닷컴에도 보도되었지만 어느 지역에선 80세 이하의 사람은 경로당 회원으로 받아 주지 않기로 했고 경로당에 오지 말라는 말도 한다고 했다. 그만큼 노인이 많아졌다는 말이다. 따라서 국민 대부분에게 老母가 계시게 된 것이다. 노모를 직접 봉양하든 안 하든 관계없이 노모가 흔한 세상이 되었다.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뉴스가 있다. 그러자 그는 “투기가 아니라 노모(老母)와 함께 살기 위한 주거 목적이다.”고 말했다 한다. 투기를 안 했으면 안 한 것이지 거기에 왜 노모를 끼워넣나? 노모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도리에 어긋나는 걸 효성이라 할 수 있겠는가? 노모가 흔한 세상에서 자기에게만 노모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리고 이전 사람이 노모 타령을 할 때는 자기 죄를 반성하면서 그랬다. 반성을 하지도 않으면서 노모를 끌고 들어간 것은 노모를 욕보인 짓이 아니랴. 관계 없는 노모를 들먹인 태도가 투기보다 역겨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