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니 저쩌니 해도 요즘 맨정신인 언론사는 조갑제닷컴뿐인 것 같다. 좀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요사이 전 국민이 미친 것 같다. 보자보자 하니 다들 너무 한다. 언론에 대해 내가 못마땅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양비론인데, 오늘은 나도 그런 식으로 세상 비판 좀 해야겠다.

식목일을 앞두고 엄청나게 큰 산불이 나 너무 안타까운데, 마치 이것이 기회라는 듯 상당수 언론과 다수 국민이 둘로 쪼개져 말싸움질을 하고 있다. 한쪽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헐뜯는데 몰두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인기 언론기사가 온통 나 의원 비판 취지의 기사이다. 산불로 비상인데 나 의원이 바쁜 안보실장을 붙들고 늘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산불 대응하는 걸보면 문재인이 박근혜보다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쪽은 화재 원인을 두고 무조건 현 정권 탓이라고 하거나 온갖 시답지 않은 것을 가지고 문재인 욕을 하고 있다.

나 의원에 대한 여당과 좌파, 다수 언론의 공세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억지이고 가당치 않다. 나 의원은 큰 화재가 난지 모르고 질의를 했던 것뿐인데 마치 이번 화재가 나 의원이 안보실장을 붙드는 바람에 더 커진 듯 XX들이다. 그들도 스스로 유치하고 비열하다는 걸 알긴 알 것이다.

한편 모든 것을 문재인 탓을 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짜증스럽다. 문재인 세력을 비판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이 정권 세력이 광우병을 가지고 선동하던 것이나 세월호 사고 때 한 짓을 생각하면 물어뜯어도 시원치 않을 심정일 것이다. 더군다나 저들이 북한의 대변인 노릇하는 것을 보면 이를 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참사에 무슨 경사라도 난 듯이, 한 건 잡았다는 듯이 호들갑을 떨거나 너무 지엽적인 것을 가지고 정권을 비판하는 것은 졸렬해 보인다. 이런 태도는 순수하고 이성적인 국민들로 하여금 보수우파들마저 불신하게 만든다.

사실 이런 산불보다 백배 천배 더 위험한 일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움직임이라는 건 다들 알 것이다. 죽어도 잊지 말아야 할 일이 박왕자 아주머니 피살, 천안함 폭침이다. 물론 이는 북한에게 당한 것들 중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에 불과하다.

산불 피해도 잘 예방해야 하지만 그보다 수천 수만 배 더 위험한 북한 핵을 막아야 하는 일이 더 급하고 더 중요하다. 산불로 인한 유무형적 손실도 엄청나지만 반미, 반일외교로 입게 될 경제적 피해는 이번 산불 같은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지금 무슨 일제 때 강제징용공 문제로 국내 일본 기업 자산에 압류를 한다거나 그 기업 제품에 이른바 ‘전범 스티커’를 붙이는 짓은 원전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고 무모한 짓이다. 이런 희한한 짓을 수두룩하게 하고 있는 것이 이 좌파정권과 그들 세력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온통 문재인 정권이 산불 대비를 ‘잘 한다’ ‘못 한다’로 도배하고 있다. 전에도 그랬지만 특히 이 정권 들어서고 이 놈의 뉴스들은 했다 하면 가십거리 위주였다. 근래에는 TV 켰다 하면 장자연이라는 들어보지도 못한 무슨 연예인 접대 얘기, 무슨 강남 술집 얘기, 성접대 얘기였는데, 어제 오늘은 산불 나고 문재인 정권이 박근혜 정권보다 대처를 잘했니 못했니 하는 얘기들뿐이다. 아니 대통령이 무슨 소방차까지 챙겨야 하나.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외교, 안보, 경제 문제는 어디에서도 제대로 들을 수가 없다.

보수우파 시민들만이라도 좀 정신 바짝 차리고 지엽적인 것, 가십거리 같은 것보다는 근원적인 것, 국가의 미래가 달린 것에 대해 논하고 싸워야 하는데, 좌파와 똑같은 장단으로 티격태격하고 있다. 그 심정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런 식으로 대응하고 싸우는 것은 결국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고 국민의 그릇을 더욱 작아지게 만드는 것으로서 좌파세상을 만드는 것인데…. 그런 편협한 세상에 살고 있다 보니까 자칭 보수우파라는 이들끼리도 이번 창원 성산 보궐 선거에 대해 자기 감정대로 분석하고 분노한다. 한국당 지지자들도 애국당 지지자들도 모두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다들 너무 편협하고 감정적이고 분별력이 약하다. 이성적, 전략적으로 사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옳은 분석들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혼란 속에서 조갑제닷컴에 들어오면 그나마 제정신이 좀 든다. 일단 가십거리 기사, 피곤한 기사가 없다. 좌파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 문재인이나 김대중에 대한 중요한 잘못이나 비리 의혹을 지적하고 있다. 안보실장이 잘못이냐 나경원이 잘못이냐 하는 따위의 산불 얘기도 없고 이번 화재 소식을 다루더라도 응당 할 필요가 있는 핵심적 비판만 깔끔하게 하고 만다. 그래서 여기 들어오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듣기 거북하신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은데, 요즘 우리사회가 여야, 좌우를 떠나 다들 온정신이 아닌 것 같다. 특히 사람들이 너무 작아져 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