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잊혀져가는 그 사건의 억울한 희생장병들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쓴다.
광화문 광장에 설치됐던 세월호 추모 천막들이 참사 5년 만에 철거됐다.
"며칠 전 광화문까지 나갔다. 세워호 사건 후에 설치된 천막들이 철거되었다. 나는 이순신과 세종대왕 동상을 보면서 '우리는 이렇게 부끄러운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라고 머리를 숙였다. 2014년 4월 16일은 우리 겨레가 할 말을 잊은 슬픈 침묵의 하루였다. 300여 명이나 되는 젊은 목숨을 희생시킨 후진사회의 죄책감을 떨쳐버릴 수 없는 참사였다…
세월호 사건은 구원파 침레교라는 잘못된 교리의 신앙집단과 다분히 관련이 있었다. 그런데 종교지도자로 자처하는 인사 중에서 '우리의 정신적 과오도 있었다'고 고백한 사람도 없었다. 구원파 교주에 해당하는 유 某 씨와 그 일가의 처신을 보고 국민은 종교사회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겠는가.
그동안 정치인들은 유가족들의 상심과는 다른 정치적 발언과 정권적 이해득실을 앞세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형석 100세 일기에서-
옥중에 있는 사고 당시 세월호 선장의 편지도 일부 공개되었다.
"지난날들을 수없이 되돌아봐도 저 자신이 미워지고 자신에게 화가 날 뿐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기에 답답하고 가슴 아프다."
"모든 것이 괴롭고 힘들지만 반성하고 기도하며 생활하고 있다…사랑하는 가족을 잃으시고 슬픔과 고통 속에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시는 모든 유가족님들에게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
나는 정치인들이 말하는 세월호 사건과 희생자 유족들에게 주는 보상과 혜택에 관한 기사를 볼 때마다 오래 전에 해군 YTL 침몰 사고로 숨진 장병들과 그 유족들이 생각난다. YTL 침몰 사건은 현역 군인들이 업무 수행중 선박의 운항과실로 희생된 사건이다. 희생자 유족들이 보상을 어떻게, 얼마나 받았는지는 모르겠다.
그 사고가 일어났을 때 나는 해군 중위였다. 진해에 내려온 유가족들은 시내에서 해군 장교라고 눈에 띄기만 하면 신삥 소위라도 무조건 멱살을 붙잡고 "내 자식 살려내라!" 분통을 터뜨렸다. 나는 잊혀져가는 그 사건의 억울한 희생장병들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쓴다.
1974년 2월 20일 20:00시. 해군 신병 159기와 해경 11기 위탁교육생, 신병훈련소 교관요원 등 630명은 LST 815(함명 묘하게도 북한함이었다)함을 타고 충렬사 참배를 위해 진해 해군기지를 출발했다.
22일 새벽 6시. 815함은 통영만 장자도 동쪽 해상에 닻을 내렸다. 수심이 얕아 부두에 접안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120톤급 YTL 30호는 신병 300여 명씩 태우고 두 차례에 걸쳐 통영부두로 이송했다.
그날 통영 앞바다는 폭풍주의보가 내렸고 추적추적 비까지 내렸다. 훈련소 교관들은 추운 날 신병들이 비를 맞고 떼감기라도 걸릴까 봐 서둘러 충렬사 참배를 마치고 힘차게 군가를 부르며 부두로 돌아왔다. 신병들은 그때까지 아침 식사도 못한 상태였다.
인원점호를 마치고 모함으로 돌아갈 1진 316명이 YTL 30호에 승선완료한 시각은 10;40시였다. 생전 처음 배를 타보는 신병들은 좁은 갑판에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하게 쪼그리고 앉았다.
찬바람에 오들오들 떨며 코드 깃을 여미는 사이에 배는 815함 현측 30m 가까이 접근했다. 시간은 11:08경. 모함 가까이 접근했으면 속력을 줄여 안전하게 배를 붙여야 할 텐데 YTL 30호는 돌진하듯 거칠게 접근했다. 815함 코앞에 이르러서야 급선회를 했다. YTL은 예인선이라 일반 배보다 기동성이 좋다. 급선회로 배가 조금 기울자 신병들은 겁이 나서 어! 어! 하고 일어서며 동요했다.
YTL이 815함 현측에서 아슬아슬하게 급선회를 하니 세찬 항진파(航進波)가 일어나 건현에 부딪쳤다가 되돌아나와 YTL 옆구리를 흔들었다. 신병들이 우왕좌왕하며 한쪽으로 몰리자 11시 13분경 YTL 30호는 그만 발라당 뒤집히고 말았다. 전복된 선체는 금방 배 밑바닥을 드러내며 가라앉기 시작했다.
졸지에 변을 당한 신병들은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물 속에 잠겼다. 헤엄을 잘 친다고 해도 두터운 동정복 차림에 서로 붙잡고 껴안는 바람에 벗어날 수도 없엇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LST 815 함 조타실에서 지켜보고 있던 당직자가 찢어질 듯 기적을 울려댔다. 뱃고동 소리는 단말마의 비명처럼 통영만을 뒤흔들었다.
YTL 30호가 침몰하기 시작하여 30여 분 후까지 근처에 있던 어선 등 민간 배가 구조한 인원은 50여 명이 넘었다. 이 사고로 YTL 30호에 탓던 316명 가운데 해군 159기 103명, 해경11기 50명, 교관, 실무요원 6명 등 159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다.
해군은 침몰 사고 33년이 지난 2007년에야 통영 이순신 공원에 위령탑을 세웠다. 거기에는 "훈련병들을 태우고 모함으로 복귀하던 예인정이 갑자기 몰아닥친 돌풍으로 침몰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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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L침몰 사고가 한 참 전의 일이라 기억이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내용이 너무나도 왜곡되어 보입니다. 수송선도 아닌 120톤의 예인정에 316명을 태운 것 자체가 엉터리입니다. 승무원 정원이 5명이 전부인 예인정에 용도에 맞지 않게 병력을 316명 태우면 그것 자체가 사고의 원인입니다. 선박의 복원력을 완전 무력하게 만든 것이고, 그 작은 배의 갑판에 300명이 다 들어갑니까?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하게 쪼그릴 정도로 태운 다는 것 자체에 문제의식이 없어도 될까요? 물에 떠 있기만 하면 배에 올라타도 된다는 당시 해군지휘부의 사고방식, 체화되지 않은 지식의 한계 아닙니까? 고박된 화물도 아니고 316명이면 20톤이 넘을 텐데, 우왕좌왕하면 그 무게 이상이 출렁일때 텐데, 원래 배가 가졌던 제어 능력을 상실한다고 보지는 않나요? 그럼 그 근거가 뭘까요? 언급된 것처럼 통영 앞바다에 폭풍주의보까지 내렸다고 합니다. 승조원 4명 전원 함께 사망했고, 정장은 조타키를 끝까지 잡고 임무위치에서 벗어나지 않은 상태로 시신을 수습했습니다. 정원 5명을 넘어 157명을 생환 시켰고, 탈출하지 못한 신병과 함께 사망자 명단에 승조원들은 이름을 올렸습니다. 사망자 다수는 선실에 갇혀 사망한 것이잖아요. 20미터 길이의 배에 갑판면적이 얼마나 나오겠어요? 절반은 조타실 등의 구조물인데 10미터에 최대 폭4미터(갑판에 최대로 들어가도 200명) 나머진 어디있었겠요? 침몰하는데 2분일텐데, 100여명이 선실에서 나올 수 있었겠습니까? 이건 그냥 설계된 용도에 맞지 않게 운항토록 명한한 그 엉터리 훈련계획이 문제였던 것이고, 당시 과승선이 다반사였다 해도, 그게 사고의 원인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고에서 해군은 과승선을 미화했고(해군에서 정원을 350명이란 기사도 있음), 단 한명을 더 살려 보겠다고 승조원이 죽는 순간까지 임무수행 했는데, 이후 모든 사고의 원인을 정장에게 책임을 지웠습니다. 그 이후 대한민국 해양문화를 바뀌었죠. 선장이 일단 살아야 사고원인이 제대로 밝혀지고 선장이 억울 하지 않을 수 있다고, 괴기한 해양문화가 해군에 의해서 만들어 졌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