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살개를 우리의 대표로 선출한 국민들은 무엇인가. 필자 역시 삽살개, 불고기 표현에 분노하지 않으니 나 자신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 최근 북한이 발간했다는 동시집에는 '미국산 삽살개'라는 시(詩)가 실렸다고 한다. 우선 언론에 보도된 시의 일부를 인용해 보자.

우리 집의 삽살개
하루종일 졸졸 나만 따른다지만
이상도 하지
제 죽을 줄 모르고
승냥이만 따르네
꽈릉꽈릉 불벼락에
승냥이놈 즉살되면
청와대의 삽살개
불고기가...

여기서 '승냥이'는 미국을 지칭하며 '나'는 북한을 가리키고 '삽살개'는 문재인 대통령을 은유한 것임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으로부터 삽살개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삽살개를 우리의 대표로 선출한 국민들은 무엇인가. 참으로 기분 나쁜 표현이다. 문제는 대통령을 삽살개라고 조롱해도 아무도 분노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우익 진영은 그렇다 치고 문재인을 떠받히고 있는 측근들이나 문빠들은 적어도 이에 대해 한 마디쯤은 반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리 인기가 없는 지도자라 하더라도 이런 취급을 받으면 극렬 지지자들이 반응을 하게 마련인데 한 마디 대꾸도 없는 현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니다.

한 방 때리면 문재인도 불고기가 될 것이라는 섬뜩한 내용을 듣고도 좌익들이 조용한 것은 그들이 생각하는 진짜 지도자는 김정은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가. 시에 나타난 협박성 표현도 표현이지만 문재인의 처신이 그들의 눈에 삽살개처럼 보였다는 점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을 왔다갔다 하며 살살거렸다는 점에서 삽살개가 연상되기는 하지만 불고기를 만들겠다는 것은 막말 중의 막말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의 악담에 대해 대한민국 전체가 침묵을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내부적으로 분열되어 있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의 이면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북한의 적보다 대한민국 안에 있는 적을 더 증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모르기는 하지만 국민의 거의 과반수는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극렬 좌익들은 문재인을 불쏘시개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 뿐 진실로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그 나머지는 먹고 살기가 힘들어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하여간 어느 누구도 문재인에 대한 삽살개 표현과 불고기를 만들겠다는 협박에 분노하지 않는 대한민국, 나라가 망해 가는 징조가 아닌가 생각된다. 아마 이런 현상은 단군 이래 처음이 아닐까.

필자의 단견일 수도 있지만 향후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고 나라 경제를 일으키더라도 그가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인심을 너무 잃었기 때문이다. 한 줌도 안되는 민노총에 기대고 언론을 조종하여 잠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 같지만 뭔가 팽팽한 긴장감이 사람들의 뇌리에 잠재되어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필자 역시 삽살개 불고기 표현에 분노하지 않으니 나 자신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 그가 인심을 잃은 것이다.

한편 생각해 보면 문재인을 둘러싸고 있는 측근들이 삽살개, 불고기 표현에 태연한 것이 그들의 대범함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나경원의 막말 같지도 않은 사소한 인용 내용을 가지고 끈질기게 시비하는 족속들이 아닌가. 아무튼 삽살개 취급이나 받는 대통령을 가진 국민들로서는 무척 자존심 상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