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천막에 가서 “언 놈이 괴롭히더냐, 좀 도와줄까”라고 말이라도 한 마디 하면 그간 황교안이 씹혔던 것의 절반 이상은 곧바로 회복할 것이다. 요즘 한국당도 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한국당도 장외투쟁 중이다. 그런데 보수우파 국민들로부터 그다지 지지도 얻지 못하고 있다. 당연하지. 탄핵주도 세력이 한가득 똬리를 틀고 있는데 이에 환멸을 느껴 무당층이 된 시민들이 돌아올 리가 있나. 그나마 황교안이 대표가 되고 지지율이 좀 오르나 했는데 역시 답보상태이다. 왜일까?

황교안 체제에 반색을 하고 다시 한국당을 지지하기 시작한 이들의 대부분은 박통 지지 성향인데, 요즘 황교안의 행보가 영 마뜩찮기 때문인 것이다. 이럴 때는 분위기 전환, 일대 쇄신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공화당이 광화문에서 투쟁하는 주된 명분은 지난 탄핵정국 때 집회 장소에서 숨진 애국시민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에 있다. 그러니 자유한국당은 일단 이 부분에 국한하여 우리공화당을 역성들어보란 말이다.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말이 있다. 누가 진정한 보수우파인지 우열을 가리는 싸움은 뒤로 미루고 우선 눈앞에 놓인 강부터 한 배를 타고 건너라.

한국당은 박원순이 우리공화당 천막을 강제 철거한 일을 구실로 광화문에 우르르 몰려 나가 봐라. 언론의 관심이 그쪽으로 흐르면서 나쁜 폭력 좌파와 이에 대항하는 범보수 우파 구도가 보수우파층에 형성될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 부분만큼은 보수시민들 지지가 총집결할 것이다.

그렇게 해놓고 나면 나중에 우리공화당과 타협하든 싸우든 합치든 필요할 때 서로 연락, 접촉하기는 좋을 것이다. 황교안이 조원진 천막에 가서 “언 놈이 괴롭히더냐, 좀 도와줄까”라고 말이라도 한 마디 하면 그간 황교안이 씹혔던 것의 절반 이상은 곧바로 회복할 것이다. 그게 보수통합 스탭 밟는 것이다. 입으로 보수통합만 떠들면 뭐하나? 상대방에게 하나도 주는 것 없이 무조건 죽이려 하면서 보수통합을 떠들면 뭐해?

사람 심리는 묘하다. 황교안이 찾아간다면 그런 경우엔 웃는 얼굴에 침 뱉기 어렵다. 도와준다는 사람을 어떻게 욕하겠나? 그렇게 뭉칠 경우 황교안이나 조원진 쪽이나 모두 지지율이 올라가면 갔지 깎이지는 않을 것이다. 중도좌파 표는 제발 생각지도 말라. 적어도 다가오는 총선에서 그런 중도좌파 표는 절대로 한국당에 오지 않는다.

황교안은 당장 광화문 텐트로 가라. 정치엔 쇼도 필요하고 포용력도 모험심도 관대함도 필요하고 싸움도 필요하다. 대화, 타협도 좋지만 지금은 그런 거 논할 한가한 시절이 아니야. 광화문으로 가라. 그리고 한국당 의원들을 떼로 데리고 서울시청 항의방문하라. 그걸 비판하는 언론사에도 몰려가 거품 물어라. 도리어 지지율 팍팍 올라갈 거다.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은 그 일로 한국당이나 황교안이 어부지리로 지지율이 높아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설령 다소 그렇게 된다 한들 우리공화당 입지를 다지는 것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누릴 것이다. 어쨌든 우리공화당도 작금의 고난을 이겨내야 할 것 아닌가. 난장판에서 정화조 공사를 하려면 때로 탐탁지 않은 지형지물을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