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가 세상 물정에 너무 무지하여, 무모한 의사결정을 거듭 내리면, 罪 없는 국민들만 고생하게 되어 있다. 15일 午前 일부 언론은 <삼성전자·하이닉스, 국산 불화수소 생산라인 첫 적용…脫일본 본격화>라는 제목 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산 불화수소를 반도체 생산공정에 적용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주식시장에서 해당 소재 생산 국내 업체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午後에는 <외교 당국자 "美, 한·일 관계 악화 안되게 관여할 듯">이라는 등의 記事들이 나왔다. <최근 미국을 다녀온 외교부 당국자는 15일 미국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해 중재에 나설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朝鮮日報)는 것이 記事들의 골자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국산 素材의 반도체 라인 투입 소식과, 美國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관여해줄 것 같다는 외교 당국자의 보고를 사전에 접한 文在寅 정권(대통령 및 측근들)은 크게 고무되었고,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15일 사실상 日本 향한 '일전불사' 선언을 한 것 같다. 자신감이 너무 넘쳤는지, 文在寅 대통령은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임을 경고해 둔다>는,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한국이 더 큰 피해')와는 사뭇 다른 내용으로 對日 경고를 했다.

지도자가 자신감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자신감에는 타당한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15일 文在寅 대통령이 日本 향해 날린 경고 메시지와 관련해, 韓國 국민들이 거기에서 신뢰나 믿음을 갖기보다는, 오히려 불신과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훨씬 많았을 듯 싶다. 기업인들은 말할 것도 없다. 文在寅 정권이 日本 향해 강경하게 나갈수록 그로 인해 추가로 떠안아야 하는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의 몫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구도이기 때문에, 기업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속이 바싹 타들어 갈 것이다. 다만, 후환이 두려워 겉으로 내색하지 못할 뿐이다.

文在寅 정권의 이번 베팅(對日 강경 메시지)은, 무모한 베팅으로서, 향후 韓國의 國益에 큰 손실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국산 불화수소가 반도체 공정에 투입된 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하지만, 반도체 종류는 여러 가지다. 값싼 범용 반도체도 있고, 高부가 高품질 반도체도 있다. 국산 불화수소가 범용 반도체 라인에 투입되는 수준이라면 근본적 문제 해결책은 못된다. 만약 국산 불화수고가 高부가 高품질 반도체 핵심 라인에 투입된 것이라면, 과연 이전의 높은 수준만큼 반도체 수율(양품 비율)이 지속적으로 보장되는지 여부를 좀더 지켜보며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 반도체 수율의 좋고 나쁨은 제품의 경쟁력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으로도 그대로 반영된다.

더 중요한 것은, 첨단 素材는 불화수소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첨단 素材의 종류는 많다. 당장 대체(국산화, 다변화) 불가능한 日本産 첨단 素材가 한둘이 아니다.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데도 文在寅 정권은 15일 日本을 향해 <우리 기업들은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국산화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며 큰소리 쳤다.

언론이, 美國이 더이상 좌시 안하고 韓日간에 개입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처럼 보도한 것 또한, 文在寅 정권 외교 당국자의 '자의적 해석' 내지 '근거없는 낙관론'에 기초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람은 본래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기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법이다. 文在寅 정권은 이러한 오류에 빠져, 지금 韓國이 처한 객관적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인식 부재 현상'은 근거 없는 낙관론(소재 국화산, 미국 중재)을 초래한 것이고, 이러한 낙관론(사실상 '착각')은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연결되어, 15일 日本 향한 '일전불사'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지만, 文在寅 정권이 보여주는 이러한 태도는, 냉혹한 국제사회 현실은 물론 기본적 세상 물정조차 모르는 稚氣 내지 客氣의 수준으로밖에 안 보인다. 한 겨울에 잠깐 햇볕 난 것을 갖고 완전히 봄이 온 것으로 착각해 외투를 팔아버린 어느 微物(베짱이?)의 우화가 생각난다. 지도자가 세상 물정에 너무 무지하여, 무모한 의사결정을 거듭 내리면, 罪 없는 국민들만 고생하게 되어 있다. 지금의 한국 상황이 딱 그짝이다.

이번 文在寅 대통령의 日本 향한 소리들을 종합하면, 왠지, 아무 罪도 없는 국민들을 향해 이른바 '고난의 행군'에 동참할 것을 사실상 강요하는 메시지로만 들린다. 그러고 보니, 文在寅 정권은, 툭하면 '고난의 행군' 내지 '자력 갱생'을 외치는 어느 쪽과 많이 닮아 있다는 느낌이다. 이것도 일종의 '우리끼리'라면 '우리끼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